아버지의 차를 타고 할머니집으로 가는 귀성길

날이 어두워지고 차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점점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이번에 든 생각은 조금은 새콤한 아니, 어쩌면 달콤한

생각이다. 혹여 지금 이 시간에 똑같이 차를 타고

귀성길을 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다.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내지만 달콤하지는 않은 그저그런대로 

거리감을 유지한 채 지내는 사이지만 오늘따라 감정의 부재가

더욱 쓸쓸했던 나에 의해 그때의 그 달콤한 향을 다시금

제대로 다시한번 느끼고 싶은 나에 의해 꺼내어진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어느새 난 머릿속에서 칼을 손에 알맞게 쥐고

기억이란 식재료를 손질 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내 생각은 꽤나 무르익어 한상차림의 한부분을 차지한 반찬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 아이의 생각은 식초 혹은 간장처럼

곱씹기 좋게 알맞은 크기로 손질되어 나열된 기억에 하나 둘 스며들어

기억의 맛을 돋워주기 시작한다. 담백한 기억은 달콤하게

너무 달아 물렸던 기억은 적당히 새콤하게 그렇게 생각을 버무리다 보니

내 입맛대로 차리는 밥상위에 올라오게 되었다.

그리곤 이제 이 맛있는 반찬을 글 이라는 접시에 옮겨 맛 보기만

남았다. 이 글을 다시 읽으며 생각의 식도로 하나둘 반찬이 넘어가며

허기진 마음위에 차곡차곡 쌓여 가슴 가득채우고 나니

머릿속 한상이 점점 그려지기 시작한다. 아아 연근조림이다.

구멍이 송송뚫려 허전하지만 아삭아삭한 그런 달콤새콤 양념이 베어있는 연근조림, 오늘의 기억은 나름 만족스런 식사 였던 거 같다.


17살 갑자기 귀성실에 처음 써보는 글이야!!

보게 되면 어떤지 한번씩 후기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