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써본 글 입니다.
평소에 책이나 소설도 안 읽어서 못 썼습니다.
피드백 한 번씩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놀리지만 말아주세요
"당신은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았습니까?"
나는 그 물음에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난 시한부다.
그로써 삶의 가치란 어떤 이상인가.
이것은 그 누구든 선뜻 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대답을 미뤘다.
"아, 제 질문이 조금 어려웠나요? 다시 묻겠습니다. 선생님은 살면서 남을 도우신 적이 있으십니까?"
나의 함묵이 따분했던 모양인 걸까. 그는 나에게 또 다른 질문을 했다.
아마도 이 남자의 삶의 가치는 선행인 모양이다.
이번엔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왜인지 남자의 눈빛이 옅게 호기심을 띄었다.
그리곤 예상치 못한 질문을 툭 던졌다.
"그렇다면 당신은 후회 없는 삶을 사셨습니까?"
남자의 질문 하나하나 전부 나에겐 어려운 숙제 같았다.
어디부터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난 이번에도 또 입을 열지 못했다.
잠시 후 나에게 기울어져 있던 몸이 식었다는 듯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대답하게 힘든 질문이긴 했죠, 그렇다면 상담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젖은 신발을 신은 기분이었다. 잠깐에 대화만으로 나는 불쾌감을 느꼈다.
어째서일까.
병원 문을 밀고 나와 한적한 오후의 보도 위에 섰다.
시원한 공기가 날 껴안았지만 불쾌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의사의 평가 섞인 질문들이 날 불쾌하게 했나?
아니.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나의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아마도 내가 느낀 불쾌감은 답답함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결국, 나 혼자만의 난제니깐.
지금이라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이 질문에 대해 의사와 열띤 토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얼마 남지도 않은 내 시간을
이 문제에 쓰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쭙잖은 철학보단 한정된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아까보단 가벼워진 마음으로
근처 카페로 몸을 옮겼다.
병원 건너편 골목 끝에 있는 자그마한 카페가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브랜드도 없는 촌스런 카페지만 그 점에서 새로운 기대감이 들었다.
카페의 문 입구 앞에 서자, 색이 변색될 만큼 오래된
갈색 나무문이 나를 반겼다. 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카페에 대한 애정이 보였다.
문을 열자 카페의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 바리스타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젊은 바리스타는 놀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곤 격양된 어투로 나를 반겼다.
나 또한 살짝 고개를 숙여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게 잠깐에 침묵이 생겼다.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차 소리
잔향을 남기는 나무 냄새에 잠시나마 나는 내가 시한부라는 것을 잊은 듯했다.
"손님 어떤 걸로 주문하시겠습니까?"
나의 감상 섞인 정적을 깨는 때 묻지 않은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에스프레소 한 잔 주세요"
짧고 진한 한잔.
나에게 딱 맞는 커피였다.
주문이 끝난 후 난 자리에 앉았다.
바리스타도 곧장 바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의 표정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나 또한 의사의 첫 번째 질문이 떠올랐다.
"가치 있는 삶...."
난 다시 바리스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커피를 내리고 있었고
그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기뻐 보였다.
그렇기에 한동안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커피 나왔습니다."
그가 건네준 커피에선 묵직한 향기가 내 코를 찔렀다.
그의 얼굴은 왜인지 조금 긴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심사 위원 앞에 선 참가자 같았다.
난 천천히 커피를 음미했다.
혀끝부터 강렬한 씁쓸함이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졌다.
그러자 바리스타는 웃음을 띠며 내게 물었다.
"에스프레소는 처음이신가 봐요?"
사실이다. 평소엔 커피는커녕 음료수조차 잘 안 마시니깐.
여기까지 들어온 것도 그저 변덕이다.
"네. 그런데, 여기 사장님이신가요?"
처음부터 든 의문이었다.
"아...지금은 그렇죠, 여기는 원래 저희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곳입니다.
지금은 사정이 있어서 잠시 제가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이 없어서 힘드네요."
은은하게 웃고 있던 그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
"손님이 일주일 동안 처음 오신 손님이세요."
그럴 만도 하다. 잘 보이지도 않는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촌스런 카페.
만약 내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쪽은 쳐다도 안 봤을 거다.
그래서 난 더욱 애석함을 느꼈다.
나와 달리 이렇게 열정 있는 남자가 이곳에서 쓸쓸하게 썩고 있다니.
"아쉽네요."
"네?"
"아쉽습니다. 당신처럼 젊고 열정 있는 남자가 이런 곳에서 썩고 있다니."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나와버렸다.
하지만 후련했다. 틀린 말은 없었으니깐.
"아뇨"
남자의 짧은 두 마디.
그것은 부정이었다.
"뭐 손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죠
하지만, 이 가게는 저에겐 그저 아버지의 가게를 넘어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곳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존경했던 아버지의 뒤를 잇는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모르실 겁니다."
실수했다. 난 지금 이 남자의 꿈을 무시한 것이다.
이 남자에게 이 가게야말로 삶의 가치다.
"죄송합니다. 제가 말실수를 했군요."
곧 난 제빨리 커피를 모두 마시고 벗어놨던 겉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곤 계산대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
"여기서 마신 커피는 제가 살면서 마신 것중에 제일이었습니다."
사실이다. 커피는 썼지만 오늘 내가 마신 건 이 남자의 열정과 꿈이었으니깐.
역시 후회는 없었다.
난 다시 낡은 나무문을 힘껏 밀어 열었다.
들어올 때와 달리 더욱 힘든 느낌이었다.
"또 오세요 손님"
"네."
이것은 열망이자 약속이다.
이 남자의 열정을 또 보고싶다는 열망
난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이제는 조금 사람이 북적해진
오후를 걸었다.
문득, 남은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과 끝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몫이니깐
-end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치와 후회, 의료행위에 대해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dc App
죽기전에 회광반조라 하나요 지난 일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가고 스스로 삶에 대한 성적표가 나와 그 성적표를 들고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는게 아닐까요 - dc App
a였다면 b일터인데 라는 후회를 하여두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를 여럿 키우는 축사에서 다른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 dc App
신체의 아픈 부분에 따라 분과로 나뉜 의사들이 하는 문진은 형식적이어 보이고 어쩔 때는 물어서 질병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가는 질병을 정해두고 그 증거를 찾는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진단이라는 과정을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 어떤것이 환자를 괴롭히고 있는지 확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dc App
어렵네요 터이다 부분이 잘 정리가 안되었습니다 - dc App
가정법 현재나 가정법 미래 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습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