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에 접어든 눈빛은 단순히 슬픈 표정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한 번 마음이 무너져본 사람의 고요다. 아직 청춘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체념이 서려 있다. 말은 줄어들고, 시선은 자주 먼 곳에 머문다. 누군가를 잃었거나, 한 시절을 떠나보냈거나, 스스로의 일부를 흘려보낸 뒤에야 생기는 깊이. 그래서 그 눈빛은 과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다. 그러나 그 담담함 속에는 분명한 균열이 있다. 환하게 웃지 못하는 이유, 쉽게 설레지 못하는 이유가 조용히 스며 있다. 아련함은 눈물이 고인 상태가 아니라, 이미 울고 난 뒤의 맑음에 가깝다.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투명한 공기처럼, 그 눈빛은 차분하지만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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