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3] 제2조 집행: 잠자리 주도권 박탈과 굴종의 밤

깊은 밤, 대원수 홍계월의 침소에는 은은한 향술 내음과 함께 서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화려한 비단 침상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계월은 얇은 사속곳 차림으로 서책을 넘기고 있었고, 그 발치에는 낮에 맞은 곤장 자국이 채 가시지 않아 거동조차 힘겨운 보국이 엎드려 있었다.

"보국아, 상처가 욱신거리느냐? 감히 내 허락도 없이 신음 소리를 내다니,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

계월의 서늘한 목소리에 보국은 황급히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조아렸다. 엉덩이의 살점이 터져 너덜너덜해진 '피떡갈비' 같은 통증이 전신을 휘감았지만, 그는 계월의 발가락 끝이 자신의 턱을 들어 올리자 본능적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소... 소인이 감히 원수님의 밤을 방해하였나이다. 죽여주옵소서..."

"죽이긴 왜 죽이느냐. 오늘 밤은 네가 나를 즐겁게 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느냐. 계약서 제2조를 잊었나 보군."

계월은 책을 덮고 보국의 머리채를 가볍게 쥐어 제 무릎 사이로 끌어당겼다. 보국은 한때 장수로서 누렸던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은 채, 계월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인 도구로 전락했다.

"자, 이제 네 손과 입으로 내 피로를 풀어보거라. 네게 주도권이란 없다. 내가 멈추라 하기 전까지는 땀 한 방울, 숨소리 하나조차 내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보국은 떨리는 손으로 계월의 다리를 마사지하며, 그녀가 원하는 모든 수치스러운 요구에 응해야 했다. 계월은 만족스러운 듯 보국의 머리를 쓰다듬다가도, 그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서툴면 가차 없이 그의 뺨을 후려치거나 상처 부위를 짓눌러 비명을 자아내게 했다.

"아악! 원수님... 제발...!"

"울지 마라. 네 눈물조차 내 유흥의 일부일 뿐이니까. 밤새도록 이 방에서 네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를 숭배하고, 내 명령에 따라 네 몸을 바치는 것뿐이다."

동이 틀 때까지 보국은 침상 아래 바닥을 기며 계월의 발등에 입을 맞추고, 그녀의 변덕스러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처절하게 봉사했다. 이제 보국에게 '지아비'라는 단어는 먼 전설 속의 이야기였고, 오직 홍계월이라는 절대적인 주인 앞에 던져진 고기덩어리 같은 존재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