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가기 두려워

험난한 길을 가지 못하던 난

마치 유리잔 같았다


태어나길 투명하고 맑은 유리잔으로

태어나서 그런지 조그마한 흠짓 하나조차 싫었다


그렇게 내 안에 가치가 흘러넘칠까 조심조심

나 혼자 고독한 싸움을 해온 것이다

그 싸움에 끝에는 값진 인생이 있을 줄 알았으니


그렇게 몇년이 지났을까

어느날 단 한 순간에 실수로

내 군더더기 없던 유리잔에는

금 하나가 가버리고 말았다


그게 억울하고 후회스러워

난 몇일을 잠에들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난 그 금이 머지않아 날 산산조각 낼 것 같았다


그렇게 미쳐서 점점 병들어가던 어느 날

깨진 도자기를 이어붙힌듯 

마치 원형은 생각조차 나지 않는 어느 것을 보았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싫던 금이 그에게 나있으니

어찌나 화려해보이던지


난 내 작은 금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정말 나에겐 공포일까

아니면 나에게 여유를 주는 미학일까


난 고민에 빠졌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순 없었다


그게 내가 마음껏 부딫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