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또 보고있다
그 사람 프로필.
이미 몇 번째인지도 모르겠지.
오늘만 해도 스크롤을 몇 번을 올렸다 내렸다 했는지
기억도 안 날 지경이니.
스토리 올라온 시간도 외웠으니
03:17
새벽에 뭐 하고 있었는지,
왜 그 시간에 깨어 있었는지,
누구랑 있었는지.
그런 거 쓸데없이 상상하면서
혼자 머릿속에서 드라마 찍고 있으니
그리고 또 사진 찍었다
조명 조금 어둡게.
허리 라인 살짝 보이게.
목선 드러나게.
“티 안 나게.”
“자연스럽게.”
근데 사실 다 티 나는걸안다
그 사람 보라고 찍은 거잖아.
올리고 나면 뭐 해.
바로 그 사람 프로필 들어가서
새로고침.
1분.
3분.
5분.
“아직 안 봤네.”
7분.
12분.
“뭐 하지 지금?”
그러다 갑자기
읽음
그 파란 표시 뜨는 순간
심장 쿵 떨어지지.
근데 웃긴 건 그 다음순간
답장 안 오면
바로 머릿속에서 회의 시작됨.
“내가 별로였나”
“너무 티났나”
“다른 여자랑 채팅 중인가”
이 세 개가
밤새 머리 안에서 빙빙 돌아.
그리고 만약 답장이 온다?
이제 문자 를 하나하나 해부 하는시간
별 쓸다리없는말들에
혼자 의미 만들고
혼자 기대하고
혼자 무너지고.
근데 제일 웃긴 거 하나 말해줄까.
그 사람은 아마
지금 침대에 누워서
스토리
슥.
다음 거
슥.
그냥 그렇게 넘겼을 가능성이
꽤 높단걸안다 나도.
0.8초.
나는 그 0.8초짜리 시선 때문에
사진 40장 을찍으며
스토리를 다시 올리며
새로고침 30번 하고
혼자 새벽에 집착을 하며
이쯤 되면
사랑이 아니라 그냥
자기 자신 조금씩 갉아먹는 취미 같은 거야.
근데 더 짜증나는 건
너도 이거 다 알잖아.
이거 정상 아닌 거.
근데도 또 하잖아.
지금 이 글 읽다가도
아마 잠깐 생각했을걸.
“그 사람 지금 접속했나?”
웃기지.
사실 제일 무서운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하나로 네 기분이 통째로 움직인다는 거야.
그거
생각보다 사람 좀 망가뜨린다.
조금씩.
진짜로
아주 천천히.
그리고 제일 소름 돋는 건 이거야.
오늘 밤에도
아마 또
스토리 올리고
폰 내려놓았다가
10초 뒤에 다시 들고
새로고침 누를 거잖아.
손가락 살짝 떨리면서.
그리고 또 스스로한테 말하겠지
딱한번만더
시가 아니라 소설같네. 제목만 좀 바꿔봐라. 음습하니 좋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