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햇살을 화창하게 펼쳐놓은 그 도화지 속으로

벌떡 몸을 씻으러 돌아섰다.

때로는 생각 없이 지내고 싶어도

마침 점차 늙어가는 모습을 보다보면


어쩌다 결국 내 환상이 모든 것임을 알았다.

누군가에게도 보이지 않은 채

때로는 그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생각없이 다니는 것이 어쩌면 좋을까


죽지 말라고 바랬지.

이 세상에서 있기를 바랬지.

파릇파릇한 꽃 내음 풍기던 동산이

누군가의 무덤이었을 지 모를 거니까


과거에 얽매이는 게 좋은가 봐.

그리 생각한다 보이다 해도, 

어쩌면 나의 살갗마저도 받아주는 그 꽃밭이었을까

해사한 웃음이 내비칠 때,


어렸을 때처럼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싶을까

차츰 기다리다 보면,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그 생각마저도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나 봐.


모든 걸 잃어버리고 살갗만 남은 채,

꿈만 쫓아다니기 위해서 오늘 또 햇살 속으로 빠져든다.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매연 속으로 점차 희미해지듯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