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위에 옥돔구이, 기름떡, 카스테라, 롤케이크가 층층이 쌓여 있고, 가운데 제일 밝은 자리에 노란 한라봉과 감귤이 크게 놓여 있었다.
할머니(허영선 씨)가 휠체어로 다가오며 툭 던지듯 말했다.
“내 아들아, 귤은… 제일 먼저 따먹어라. 땅에서 난 거라 제일 정성 들여 키운 거잖아.”
희수는 고개를 들었다.
“저… 구경만 할게요.”
“구경만? 야, 이 귤 하나 먹고 가. 엄마가 키운 거라 달아. 안 먹으면 조상님도 섭섭해하신다.”
할머니가 손으로 제일 큰 한라봉 하나를 집어 희수 손에 쥐여줬다.
껍질이 얇고 향이 진하게 퍼졌다.
희수는 그 귤을 받아 들고, 처음으로 상 가까이 다가갔다.
구경만 하던 사람이, 이제는 제사상의 일부가 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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