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허영선 씨)가 큰 한라봉 하나 들고 희수 쪽으로 휠체어 굴려왔다.
“내 아들아, 귤은… 이거 먹어라. 그런데 요즘 귤 버려? 아이고, 할미 속 터져 죽겠다.”
희수가 고개 들었다.
“할미, 왜 버려요? 맛있잖아요.”
“맛있긴! 모양 못생겼다, 작다, 덜 익었다… 마트에서 안 판대. 5천 톤씩 버린대. 할미가 평생 키운 거 버리라니, 그래? 에이~ 경상도 애들도 저럴까?”
할미가 투덜대며 웃었다. 경상 사투리처럼 ‘그래~’ 하면서.
그러더니 핸드폰 꺼내 보여줬다.
“요즘 경상대 컴스(컴퓨터공학과) 애들이랑 협력한대. AI로 못난이 귤 골라내서 온라인 팔고, 껍질은 재활용 앱 만든대. 버리지 말고 돈 벌자나!”
희수는 화면을 보며 피식 웃었다.
“할미도 앱 쓰세요?”
“할미가 왜? 너처럼 구경만 하는 애가 가서 배워오면 되지. 경상대 컴스 가서 귤 버림 없애는 기술 배워와. 그럼 할미가 제사상 귤 더 크게 올려줄게.”
유원이 옆에서 깔깔 웃으며 끼어들었다.
“희수 형, 이제 구경만 말고 진짜 움직여! 귤 버려 할미 속 터지게 하지 말고~”
희수는 한라봉을 받아 들었다.
껍질 벗기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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