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수업 시간에 배가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참을 만했습니다.


조금 지나자

식은땀이 났습니다.

손을 들고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괜히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참았습니다.

사람은 이상합니다.

참으면 해결될 것 같다는 착각을 합니다.


배는 계속 아팠습니다.

결국 버티다가

바지에 똥을 지렸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교실에는 아이들이 떠들고 있었고

선생님은 칠판에 글씨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는 한 생각만 있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다 나갔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일어났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이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일은 그렇게 큰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는

세상이 끝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바지에 똥을 지리며 살아갑니다.


시험을 망치기도 하고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하기도 하고

괜한 말 한마디로

관계를 망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속으로 같은 생각을 합니다.

“이걸 어떻게 하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결국

다 집에 돌아가게 됩니다.


옷을 갈아입고

씻고

다음 날 또 나갑니다.


생각해 보면

인생이라는 것도

완벽하게 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바지에 똥을 지리고도

다음 날 다시 밖에 나가는 사람이

계속 살아가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