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새벽 두 시쯤 되면

가게가 갑자기 조용해집니다.


사람도 없고

차도 거의 안 다닙니다.


그때 하는 일이 있습니다.


폐기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삼각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유통기한이 몇 분 지난 것들입니다.


몇 분입니다.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진열대에서 팔리던 물건들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갑자기 쓰레기가 됩니다.


나는 그걸 검은 봉투에 담았습니다.


처음 할 때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쩡해 보이는데

왜 버리지.


그런데 며칠 지나면

그 생각도 잘 안 납니다.


그냥

봉투를 벌리고

넣고

묶습니다.


익숙해집니다.


그날 새벽에도

샌드위치를 몇 개 넣고 있었습니다.


그때 손님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후줄근한 패딩을 입은

아저씨였습니다.


가게를 한 번 둘러보더니

삼각김밥 하나를 집었습니다.


계산대에 올려놓고

지갑을 뒤졌습니다.


한참 뒤지다가

동전을 몇 개 꺼냈습니다.


딱 모자랐습니다.


아저씨는

잠깐 멈췄습니다.


그리고

삼각김밥을 다시 내려놨습니다.


“아… 됐어요.”


그렇게 말하고

그냥 나가려고 했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그냥 서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잠깐 뒤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삼각김밥 진열대를

한 번 더 봤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나갔습니다.


문이 닫혔습니다.


가게 안이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나는 잠깐 서 있다가

뒤쪽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아까 정리하던

폐기 봉투를 다시 열었습니다.


삼각김밥이 몇 개 있었습니다.


유통기한이

딱 방금 지난 것들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팔던 것들이었습니다.


나는 그걸 보다가

봉투를 다시 묶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쓰레기통에 넣었습니다.


규정이 그랬습니다.


몇 분 지나면

팔 수 없습니다.


나눠 줄 수도 없습니다.


그날 이후로

폐기를 정리할 때마다

이상한 생각이 하나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배고픈 사람이 있고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있는데


그 둘 사이에는

항상


딱 몇 분짜리

선 하나가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을 넘는 순간


멀쩡하던 음식도

사람도


가끔은


그냥


폐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