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의 상자는 빛을 밝혔다.
내 추억도
내 감정도
내 기억도
눈물이 끊이질 않았다.
눈 안을 후벼파는듯한, 아니 그것보다도 원초적인 느낌이었다.
시간이란 것은 나에게로부터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세상을 돌리는 시침이니까,
그저 우주를 향한 연결점이니까,
그저 우리를 실타래로 이은, 우리 사이의 꽃이니까.
그녀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게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아니 한번이라도 나를 돌아봐주면 좋겠다.
어느 시대에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우주같은, 그런 세계가 있다면 좋겠다.
하늘은 나를 향해 외치는 걸까
별은 우주를 향해 외치는 걸까
세계는 시간을 통해 외치는 걸까
홀로 서 있는 내 모습이 너무나 쓸쓸해보이지만
그녀의 품은 그토록 쓸쓸하지 않았다.
누군가 있어줌으로서 맺힌 한을 풀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토록 끝내고 싶던 삶을 이제야 끝냈기 때문일까.
눈물이 뺨을 타고, 몸을 타고 내려온다.
"안녕히가세요, 내 가장 소중하고도 소중했던 나의 아가씨. 아니, 친구야."
울음이 터질듯 했다.
나는 억지로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그녀는 우주를 통해 그 너머를 찾아 여행을 떠난 모양이다.
그게 어떤 장소인지도
어떤 시간을 품고있는지조차 모른다.
나에겐 가장 소중한 상자였다.
내 간직의 상자 속 있던 내 삶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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