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네가
내 손을 뺐다

정확히는
내가 먼저 놨다

아니,
그렇게 적어두는 게
덜 쪽팔려서다

지하철 문 앞에서
손잡이 대신
네 손을 잡고 있었고

문 열릴 때마다
한 번 풀었다
다시 잡았다

사람들 사이에 끼이면
한 번 더 풀었다
또 잡았다

세 번째는
아예 안 잡았다

너는 아무 말도 안 했고
나는 이어폰을 꽂았다

음악은 안 틀었다

그냥
안 들리는 척 했다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네 옆자리에서
한 칸씩 밀려났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안 돌렸다

돌리면
다시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아니,
잡을 수 없을 것 같아서다

집 앞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두 번 눌렀다

이미 켜진 걸
또 눌렀다

습관이다
아니,
확인이다

문이 닫히기 전에
너를 한 번 봤는데

너는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핸드폰을 꺼냈다

아무것도 안 왔다

이 정도면
끝난 거지

…라고 쓰다가 지웠다

끝난 건
연락이 아니라

손 놓는 타이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