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좋아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불리는 어떤 상태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말할 때
따뜻함과 진심을 떠올리지만,
나는 먼저
불안과 집착을 떠올립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편안할 때보다
답장이 늦어질 때 더 생각나고,
확실할 때보다
애매할 때 더 깊어집니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긴장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릴 때는
좋아한다는 감정이 단순했습니다.
같이 있고 싶고,
더 보고 싶고,
이름만 떠올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사랑을 하기 전에
먼저 계산을 합니다.
얼마나 좋아해야 적당한지,
어디까지 보여줘야 안전한지,
상처받지 않으려면 언제 멈춰야 하는지.
사랑은 점점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 되어갑니다.
그래서 나는 종종 헷갈립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게
정말 사랑인지,
아니면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익숙한 감각인지.
사람은 참 단순해서
곁에 누가 없으면
사랑을 원하고,
막상 곁에 누가 생기면
자유를 생각합니다.
나는 그 사이에서
늘 어중간하게 서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늘
완성되기 직전에
멈춰버립니다.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끝까지 좋아하지는 못하고,
가까워지면서도
완전히 다가가지는 못합니다.
결국 남는 건 하나입니다.
조금 부족했던 관계들과
끝나지 못한 감정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사랑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비슷한 방식으로
사랑을 시작하고,
비슷한 이유로 끝낼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번에는 진짜였다고
혼자서 믿을지도 모릅니다.
사랑 해 보신 적 없으셔서 그럽니다.
으음. 시보다는 산문에 더 어울리는 이미지야. - dc App
저사람 시라고 말한 적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