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얼마나 냉정한 존재인지,

굳이 숨기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기대라는 것은 대개 과한 쪽에서 시작되더군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사람을 향해 내밀었던 마음이

어느 순간부터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친절을 가장하지 말고,

이해하려 애쓰지 말고,

그저 아무 일 없다는 듯 스쳐 지나가 주십시오.

칭찬보다는 무심함이,

관심보다는 거리감이,

오히려 더 정직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저는

선의를 믿기보다는

차라리 악의를 예상하는 편이

덜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무너지는 일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쪽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작은 온기가

더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사람에게 어떤 증명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충분히 보았고,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니까요.

다만,

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굳이 증명하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마도 저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나가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