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4시 32분'


공기가 가라앉은 새벽 4시 32분,

눅눅한 어둠 속으로 바이올린 같은 소리가 달라붙는다.

또 그 소리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이 귓속을 파고들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두꺼운 코트를 걸치고 서늘한 망치를 쥔다.

과장된 웃음 하나를 가면처럼 걸어 둔 채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손잡이가 끈적하다.


축축한 계단마다 뚜벅거리는 발소리가 정적을 갈라놓고

발바닥은 자꾸만 바닥에 들러붙는다.

철컹거리는 문은 열리지 않아, 결국 나는 창을 넘는다.

이미 웃음은 어디론가 떨어져 나간 뒤다.


방 안은 숨 막힐 듯 조용하지만

머릿속에선 질척한 소리가 여전히 맴돈다.


콰직. 오전 5시 정각.

망치가 소리의 근원을 부순다.

방은 이제야 고요해진다. 지독하게 고요하다.


그런데도 소리는 머릿속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리고, 나는 손에 달라붙은 망치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고개를, 생각을, 망치를 

든다.


공기가 내려앉은 새벽, 다시 4시 32분.

여전히 눅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