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많이 서투릅니다.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검은색 턱시도 차림으로 산길을 오르는 그의 뒷모습은 기춘하고도 처연했다. 구두 끝에는 진흙이 엉겨 붙었고, 날카로운 나뭇가지가 고급 원단을 가차 없이 할퀴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화려한 예식장의 조명과 사람들의 들뜬 축복 소리가 여전히 귀끝에 맴돌았지만, 그가 향하는 곳은 정반대의 정막이 흐르는 산등성이였다. 오늘은 그의 두 번째 결혼식 날이었다.
산소 앞에 도착한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멈춰 섰다. 차가운 비석에는 그가 평생 심장에 새겨두었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몇 년 전, 예고도 없이 찾아온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아내였다. 그는 숨을 고르기도 전에 비석 앞에 무릎을 굽혔다. 빳빳하게 다려진 턱시도 바지가 젖은 흙바닥에 닿아 검게 변해갔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 왔어."
그의 목소리가 낮게 떨렸다. 그는 품 안에서 조심스럽게 안개꽃 다발을 꺼내 비석 옆에 놓았다. 방금 전 예식장에서 신부의 부케를 장식했던 것과 같은 꽃이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꽃이기도 했다. 그는 한참 동안 비석에 새겨진 글자를 손끝으로 어루만졌다.
"오늘... 결혼했어. 네가 늘 나 혼자 남겨지는 거 걱정했잖아.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옷은 깔끔하게 입고 다니는지 잔소리할 사람 없어서 어떡하냐고 울었잖아. 이제 나 챙겨줄 사람 생겼으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
그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지만, 눈시울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새로 만난 사람은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의 상처를 억지로 들춰내지 않았고, 오히려 그 상처까지 자신의 삶 일부로 받아들여 주었다. 오늘 예식이 끝난 뒤, 연회장으로 향하려던 그의 손을 잡으며 그녀가 먼저 말했다.
"가서 인사드리고 오세요. 이 차림 그대로 가서 보여드려야 그분도 마음 놓으실 거예요."
그녀의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비석 뒤에 잠든 첫 번째 사랑에게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미안함이 앞섰다.
"미안해. 평생 너만 사랑하겠다고,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이렇게 다른 사람 손을 잡았네. 근데 참 이상하지. 그 사람 손목에서 네가 좋아하던 그 비누 향이 나더라. 그래서 내가 바보처럼 마음을 열었나 봐. 네가 보낸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서."
그는 턱시도 안주머니에서 반짝이는 새 결혼반지를 꺼내 보였다. 죽은 아내와 나누었던 반지는 이제 목걸이 펜던트가 되어 그의 셔츠 안쪽,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차갑게 식어 있었다.
"잊으러 온 거 아니야. 버리러 온 것도 아니고. 그냥... 허락받으러 왔어. 나 이제 조금만 덜 아파해도 되는 거지? 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네가 곁에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기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의 온기를 먼저 느껴도 되는 거지? 너를 사랑했던 시간만큼, 그 사람도 아껴주며 살아도 되는 거지?"
산들바람이 불어와 마른 나뭇잎들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는 그것이 그녀의 대답이라 믿고 싶었다. '이제 그만 됐어, 당신도 행복해져'라고 말하며 어깨를 다독여주는 다정한 위로처럼 느껴졌다.
그는 한참 동안 비석 곁을 지키며 침묵했다. 산 아래에서는 화려한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그 불빛 중 어딘가에서 새로운 삶의 동반자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석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흙이 잔뜩 묻어 볼품없어진 턱시도였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 진실한 예우였다.
"고마웠어, 내 첫 번째 사랑. 이제 정말 갈게. 가끔 아주 가끔만 보러 올게."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올라올 때보다 발걸음은 훨씬 가벼웠고, 시야는 맑아져 있었다. 등 뒤로 지는 붉은 노을이 그의 검은 턱시도 위에 따스하게 내려앉았다. 슬픔을 모두 태우고 남은 고요한 자리에, 새로운 삶의 의지와 온기가 차오르고 있었다. 산 아래로 내려가는 그의 등 뒤로, 안개꽃 향기가 바람을 타고 아스라이 흩어졌다.
- dc official App
울었슴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