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쏟아냈다. 거울을 보니 피부가 하얗고 턱선이 갸름해진 것이, 중요한 약속 전엔 좀 아파도 되겠구나 싶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동료들은 일주일에 4번 이상을 마신다. 거절 스택이 너무 쌓였다 싶을 때 그 자리에 간다. 알코올이 왜 이들의 입을 열게 하는지, 아이스 초코를 마시며 할 수는 없는지 나는 잘 모른다. 마시다 보면 마실 수 있는 술이 늘어난다는데 굳이 왜 늘려야 하는지도. 담담하게 말하는 내레이션이 들어간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 뭐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는데 하나도 생각 나지 않았다. 지금만 사는 것이고 감정만 남는다면, 이해가 된다. 채우고 비우는 잔이 다르다.
궁금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과 술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더 우스웠다. 대체 무얼 사랑하고 싫어하는지를 모르겠다. 색이 변하거나 몸에 뭐가 나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가 없다. 위험은 기를 쓰고 피하면서 고통은 실체화되기를 바란다. 술 한잔해야지 하면 좋다고 답한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다.
저는 술 대신 사이다가 좋습니다 오렌지쥬스는 더 좋구요 까페에 같이 간다면 핫쵸코 한 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