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조차 나지 않는 까마득한 어린시절부터, 항상 목이 심히도 불편하여 참을 수가 없었다. 목에 무언가가 닿는다면 무어라 묘사하기도 힘든 불쾌감이 들끓는다.내 목은 그 자체가 마치 나의 심장이라도 되는둥, 작지만 강렬히 요동치며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듯 보인다. 세월이 흐르며 점점 옅어졌지만, 목은 여전히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나는 퍽 목소리가 좋다는 소리를 자주 듣고는 한다. 또한 나는 노래도 꽤 잘부르는 편이지. 성대모사 또한 일가견이 있는편이다. 목은 나를 설명하는데에 있어서 중요한 몇줄이 되어주었지만 여전히 나는 이 예민한 목이 썩 달갑지는 않은 모양이다. 컨디션이 나빠지면 나는 가장 먼저 목이 부어오름을 느낀다. 무엇인가에 목이 꽈-악 졸리는듯 갑갑하고 숨이 막혀오는듯한 그 봉오리가, 어린시절 느꼈던 그 불쾌감과 꽤 닮은것도 같다. 나는 왜 이리도 목과 관련되어 있는가. 나는 목의 존재를 위해 태어난 사람일까? 어쩌면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를일이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목이 불편한 날이었다.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보며 걷던 나는 그 무언가에 질렸던 것일까, 갑작스레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사람들이 지나간다. 내 나이 또래의 학생들로 보인다. "...나는 그래서 너가 왜 아직도 그 교회에 다니는지 이해가 안간다니까? 거기 다닐 시간에 차라리 스카를 가라. 난 다 너 위해서 하는말이라고." 옆에서 같이 걷던 학생이 답한다. "누누히 말하지만, 너가 신경쓸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야. 이 얘긴 이제 꺼내지마라." 그는 단단히 화가 난듯 보였다. 나는 코가 지끈거림을 느꼈다. 아니, 목이었나?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무엇인가에 홀린 사람처럼 방금의 지끈거림 조차도 잊어 버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기위해 조금씩,조금씩, 발걸음을 옮긴다. 도둑이라기에는 당당하고 주인이라기엔 긴장이 묻어나는듯한 발걸음이다. 더 많은 대화 소리가 오고간다. "아니 씨발 너 지금 그깟 교회 얘기좀 했다고 성질내는거야? 우리가 알고 지낸지가 몇년인데 진심이냐?" "너가 무신론자인건 내 상관 아닌데, 나한테 강요는 하지말란 이야기야. 내가 볼때 너같이 멍청한 새끼들은 신이든 뭐든 좀 믿고 살아야해. 지딴에는 맞다고 생각하는 개뻘소리를 그렇게 자랑스럽게 지껄이는 꼴을 보면 말이야." 그때, 나는 희미하지만 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들의 목에 걸려있는 목줄을. 다른 색깔과 모양을 지녔지만 확실하게 그들의 목에 장착된 그 목줄을. 저 높은 하늘과 연결되어 길이를 가늠하는것이 불가능한 그 목줄을. 항상 안보이는척 무시하며 살아왔지만, 언제부턴가 내 목에 얹혀져 있었던 그 목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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