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어른이 되면
작은 자판기 하나를 등에 이고 살고 싶습니다
한 쪽엔 따듯한 우유와 진한 아메리카노를 담고
다른 한 쪽엔 시원한 콜라와 청량한 사이다를 담은 채
길을 누이며 지친 사람들에게
한 잔씩 쉬어갈 곳을 나누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콜라가 너무 달았는지 만족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언제는 또 누군가 원하는 음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언젠가 좋아할 음료를 채워넣어
다시금 그들을 찾아가 이번엔 만족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자판기는 지치지도 않고 가진 음료를 모두 비워낼 때까지
스스로 나눌 것을 모두 나눌 때까지
나도 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오늘도 자판기를 이고 지친 이들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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