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아래서
나는 달리고 있었다, 아니 도망치고 있었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걸어다니는 벌레를 본다면
누구라도 그랬을것이다.
평범한 여름, 귀를 울리는 매미 소리에
귀뚜라미 소리, 개구리 소리, •••소리
갖갖은 벌레란 벌레가 미친듯이 울어대는 계절에
어떤 벌레든 한마리라도 더 울어대는건 사양이다
만약 그것이 사람만한 벌레라면 더더욱이 사양이다.
그런데 울어대는게 아닌 웃는건 어떤가, 마치 사람처럼
그렇게 하염 없이 달렸다.
어딜가든 그들이 있었고
이야기 했으며, 웃었다.
이건 마라톤이 아니다, 끝은 없고 숨은 빠르게 가빠왔다
결국 작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고
눈앞에 거대한 벌레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아파서가 아닌 두려움에 움직이지 못했다
“괜찮아요?”
내가 아는 한 벌레는 이런 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렇다, 그것들은 인간이었다.
처음엔 두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가다보니 점점
익숙해져 갔고, 마침내 평소와 같이 살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보였길 바란다, 그렇게 보이도록 했으니까
매일밤 토를 했고, 그들과 있는 도중에도
속이 미식거리는걸 애써 참아냈다.
미쳐버렸다고 생각했다, 아니 미친게 맞다
내가 신같은걸 믿었다면 미치지 않았을까,
아마 그럴일은 없었을 것이다.
보이는 걸 믿는게 더 쉬우니까
이제는 그들이 두렵기 보다는 혐오스럽다.
한가지 이상한 점은 그들은 이상하리 만치 차가웠다.
분명 여름일텐데 어찌나 차가운지 마치 얼음 같았다.
딱딱하고, 차갑고.. 아니 얼음보다는 갑충과 같은, 내게 보이는것과 한 치에 오차도 없는 느낌이었다.
난 미친게 맞는걸까? 어쩌면 그들이 정말
전과 같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의구심이 들었다.
사람들이 벌레로 보이게 된 후,
하루도 칼을 두고 집 밖에 나선적이 없었다.
침착하게 칼을 들었다. 어차피 그들이 정말로 벌레라면, 그 딱딱한 등에 칼날이 박힐일은 없기에
망설임 없이 찔렀다.
어쩌면 그 순간만큼은 따뜻하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등에 칼을 맞았을때, 내가 아는 한 그런 소리는 나지 않는다. 차가웠다.
나는 또 도망쳤다, 그때와 달라진건 조금도 없었다.
밤새도록 도망치다 마침내 쓰레기장에 쓰러졌다.
벌레들이 기어다니다 못해 온몸을 덮었다.
벌레라는건 정말로 차갑구나, 여름인데도 어찌나 추운지 난 내가 죽은줄 알았다. 살기 위해 조금 닳은 칼날로 허벅지를 강하게 찔렀다. 따뜻했다.
나는 인간이었다.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칼날은 다음 행선지를 향해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아는가?
나는 조금 더 진한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겉은 정의에 더 가까워졌으나
사실은 더 멀어졌다.
어쩌면 그녀도 외면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어쨌거나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꿈꾼 내용을 기억해내서 적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