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보내주마 이제,
새장을 열어두었으니,
나에게서 훨훨 날아가다오 이젠.
높이높이 날아가다오.
내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평선 너머로,
부디,
깃털조차 날리지 말고 날아주오.
그래야 나도 당신에게서 멀어질 수 있기에,
자질구레한 당신의 잔향에 혼저 울지 않도록.
텅 빈 새장 속 당신의 흔적을 다 지우고
다시 정갈하게 단장한 뒤에야,
그제서야 나도 다른 새를 들이겠소.
그대 비상하면 난 아닌 추락하오.
이것이 당신이 원한 결말이였다면
여울이가 그토록 염원하는 것이였다면,
정말 그렇다면,
나또한 원망치 않고 순순히 받아들이리다.
홀린 당신을 탓하지 않으마,
그저 사랑에 빠져버린 나를 조소하마,
가시돋은 장미를 동앗줄이라며 덥썩 잡아버린 나를,
너란 존재는 불나방처럼 강렬했기에
나도 짧고 굵게 상사병을 앓겠노라 다짐해 본다만,
여운이 여운인지라 쉬운 일이 아님을,
당신 떠난 새장 앞에서 고백하노리다.
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