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기차를 알고 있니
그 기차를 타면 꿈꾸던 곳으로 갈 수 있대
네가 가장 행복해야할 순간에
슬퍼하고 있으면
황혼 무렵
문득 내게 찾아와서
칙칙–
정중하게 묻는대
기차는 그렇게
대답을 듣고,
나를 데려간대
젖어가는 세계를 선로 삼아
달리고, 또 달려간대
어느 역에 멈춰서면,
모자 쓴 신사 고양이가
노란 털을 어색하게 쓸어내리면서
나를 맞이해 준대
그게 꼭 거짓말 같아서
눈을 감으려 하면
부드러운 손으로 내 얼굴을 잡아준대
천천히 눈을 마주치면
따뜻하게 내 이름을 묻고,
가만히 이름을 듣는대
나란히 손을 잡은 채
구름 언덕을 지나
일렁이는 오로라에
자연스레 몸을 맡기면
고양이가
사진기로 나를 찍어주는데
너무 멋있고 이쁘다고 방방 뛰다가
구름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한대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웃다 보면
화나서 잔소리를 막 하는데
그게 그렇게 그립게 느껴지더래
괜스레 더 듣고 싶어져서
가만히 보고 있게 되더래
그러다 덜덜 떠는 걸 보고
결국 정신을 차리고 꺼내주면,
그 짙은 보랏빛 구멍으로
어떤 아이의 모습이 보이더래
그럼, 반쯤 젖은 고양이가
피식 웃으면서
이제 보니 많이 컸다며 목마를 태워주더래
그게 너무 행복해서
아파도 웃음만 나오게 되더래
그렇게 시간은 지나
어느새 구름은 어둑해지고
저 멀리 보랏빛 기차가
승을 내며
이젠 돌아가야 한다
집으로 가야 한다고 말해주더래
이름을 나눈 이후로
하고픈 말이 자꾸만 늘어나는데,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결국 이름만 부르며 울게 되더래
그럼 고양이가
나를 쓰다듬으면서
노래를 불러준대
우리 둘만 아는 노래를
조용히 흥얼거려 준대
눈물 콧물로 엉망이 된 내 얼굴에
아무말 없이 눈을 맞춰주다가
거짓말 같아 하염없이 울고 있으면
부드러운 손으로 내 눈을 감겨준대
내가 이름을 마구 부르면
따뜻하게 내 이름을 불러준대
찢어져라 나를 보고 웃어준대
그리고,
나란히 손을 잡은 채 말해준대
그럼, 그걸 듣고 나도 웃는대
그런 척을 한대
그렇게, 돌아온대
있잖아,
사실
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고양이의 이름도, 목소리도, 얼굴도
분명 그 존재를 알고 있고
여전히 너무 많이 사랑하는데
마지막에 해줬던 말조차도
지금은 전혀 생각나지 않아
그러니까
언젠가 네가 황혼 무렵,
창문 너머 어색한 칙칙 소리를 듣게 된다면,
구름 언덕을,
보랏빛 구멍을 우연히라도 보게 된다면,
만약이라도,
오래전 고장 난 구형 카메라를 고칠 줄 알고 있다면
있지,
너는 그 이름을 알고 있을까
어느 보랏빛 기차의 이름을
제목을 잘못 올렸는데, 비밀번호를 몰라서 지울 수가 없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