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문드문 떠오르는 파편들이 있다.
대체로 무의식의 층위에서 올라오지만, 나는 그것들을 감정이 아닌 관찰의 대상으로 둔다. 감정은 사건의 부산물일 뿐이다. 나는 그 사실을 종종 망각하곤 했다.

특별함. 그 말은 오래된 욕망의 형식이다.
한때 나는 그것을 정체성이라 착각했다.
그러나 특별함이란 대체 어떤 기준 위에서 가능한가.
동일한 언어와 질서를 사용하는 한, 나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나의 사유 또한 이미 시스템의 연장선일 것이다.

나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지 못하는 순간, 묘하게도 평온이 찾아왔다. 나라는 존재가 단지 ‘인류의 평균적 산출물’에 불과하다면, 그 또한 받아들일 수 있다. 있어야만 했다.
살아 있다는 행위는 사유보다 완강하다.
감내하는 일은 종종 찬란하고 우아해 보이지만, 실상은 생명체의 본능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인간은 그 본능을 미화하며 문명을 만들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여전히 나인가.  
아마 그렇다.
하지만 그 ‘나’는 이제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 인식의 한 점이다. 나를 특별하게 여길 수 없게 되었을 뿐이다.
구조의 일부로서, 하나의 반응체로서 단지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그 사실이 이제는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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