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르다고 믿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SNS 속
철없는 사람들의 행동을 보며,
나는 저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항상 사람들에게 친절하려 했고,
기분이 태도로 변하지 않도록 애썼으며,
도덕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 믿음이 무너졌다.
근처 중국집에서 밥을 먹고
입이 심심해 스쿠터를 타고 카페로 향하던 길이었다.
앞에서 차가 오자
자연스럽게 옆으로 빠지려 했다.
그런데 거리 조절을 잘못했고,
그만 옆에 있던 택시의 사이드미러를 쳐버렸다.
그 순간,
내려서 확인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머리는 알고 있었고,
양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몸은 그러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지나갔다.
나는 쓰레기다.
도망치듯 가던 내 뒤에서
“야!!!”라는 소리가 들렸다.
택시 기사님의 목소리였다.
깜짝 놀란 나는
바로 스쿠터에서 내려
기사님께 가서 사과드렸다.
겁이 났다.
신고하면 어쩌지,
보상하라고 하면 어쩌지.
하지만 기사님은
화를 내지 않으셨다.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하시며,
오히려 내 몸이 다친 건 아닌지 먼저 확인하셨다.
그리고
위험하게 타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좋은 분이었다.
그렇게 나를 보내주셨다.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요동쳤다.
마음속이 미친 듯이 술렁였고,
결국 눈물이 흘렀다.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만약 그분이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나는 그대로 도망쳤을 것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어
목격자도 없었다는 이유로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했을 것이다.
명백한 뺑소니다.
범죄다.
나는 이미 철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거짓이었다.
나는 집에 와서
또 한 번 도망쳤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택시가 나를 박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나를 지키기 위한 말이었지만,
결국
나를 더 무너뜨리는 말이었다.
역겨웠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며 인정하던 자신을 배신했다.
나는 더 이상
SNS 속에서 보던 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은 말할 수 있다.
두려움 때문에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한 것뿐이라고.
하지만 나는 안다.
나는
내가 믿었던 나를 배신했다는 것을.
나는 쓰레기다.
이게 내 본성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실수”라는 말로 덮어버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멈췄고,
돌아갔고,
마주했다.
그래서 아직은,
아직은
완전히 버려진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나를 조금 덜 믿게 되었고,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사람은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무너지는 존재가 아니라
그 다음 선택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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