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840>
목소리
목소리에 높낮이가 있듯이
새들도 높이 날았다가 저음으로
우리 주위를 빙빙 돈다
아마 어떤 생각은 둥지를 짓기 마련이므로
내 생각의 둥지를 높은음자리표에 두고 왔다
새들은 넘보지 못할 정렬된 나뭇가지들 사이로
숲의 일부를 바라본 나는 앙상한 겨울을 떠올렸고
그곳은 새들조차 피할 게 틀림없었다
휘파람의 세기가 점점 하늘을 뚫고 올라간다
나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잃고서 바다 위로 떨어지지만
그것은 나의 흔한 몽상, 바닷속 수심이 나를 떠받친다
새들의 목소리가 우리를 불러내어
작은 새끼들을 돌보게 한다
작은 몸일수록 더 많은 날개를 달고 태어났기에
우리는 하나의 일개미가 되어 군체를 이루고
새들을 위해 작은 애벌레들을 바친다
애벌레가 몸을 세워 일어선 곳, 그곳에 높이가 있었고
새들에게 사로잡혀 새끼들의 입으로 입장한 곳
그곳에서는 영원한 수평이 유지되었다
수평선을 바라보는 목소리
그 어떤 소리도 없이 저무는 석양이
집 한 채를, 동네 전체를
낮은 목소리로 대각선의 그림자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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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