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며 사거리 앞 세븐일레븐에서 소주 한 병을 샀다.

소주병을 왼 손에 쥔 채 버스를 기다린다.


하나같이 굴러가는 자동차의 바퀴들이 

어지럽혀진 머리속을 진정시킨다.


버스창문에 기댄채 창밖을 바라봤다.

신호등 불빛과 거리의 네온사인은 눈부시다.


초록색 소주병에 비친 불빛들은 내 눈동자 안에서 분산된다.

잠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버스의 안내음과 라디오소리 , 사람들의 말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눈을 감고 도착을 기다렸다.

내리기전까지 아까 산 소주도 잊지않았다.


집에 도착해선 외투를 벗고 거실에 앉아 티비를 틀었다.

어젯밤 먹다 남겨 눅눅해진 새우깡을 끌고와 내 앞에 놓았다.


새우깡을 주워먹으며 티비를 보다 소주병을 깠다.

까드득 하고 뚜껑 까지는 소리가 묘하게 맘에 들었다.


별 볼일없는, 어쩌면 남들보다 못한 인생이지만 

별 수 있겠나 하며 티비 채널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