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항마경(降魔經) 제15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기수(婆奇瘦)16)를 유행하실 때에 타산(鼉山) 포림(怖두려워하다林)의 녹야원에 머무셨다.

~~~

16)팔리어 Bhaggesu의 음역이다. ‘바기(婆奇) 즉 발지국(跋祇國)에서’라는 뜻이다.

~~~


그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 교수(敎授)는 부처님을 위해 선옥(禪屋)을 짓고 한데[露地]를 거닐고 있었다. 

그때 마왕(魔王)이 세형(細形)으로 변화하여 존자 대목건련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에 존자 대목건련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내 뱃속은 마치 콩을 먹은 듯하다. 나는 이제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가 여기상정으로써 내 뱃속을 관찰해야겠다.’

이때 존자 목건련은 거닐던 길머리로 가서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결가부좌하여 여기상정에 들어 여기상정으로써 스스로 그 배를 관찰해 보았다. 존자 목건련은 곧 마왕이 그 뱃속에 있는 것을 알았다.


존자 대목건련은 곧 선정에서 깨어나 마왕에게 말하였다.

“너 파순(波旬)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오래도록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태어나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때 마왕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도 희롱하지 말라. 

오래도록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그대의 스승은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위덕(威德)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威神)이 있지만 그도 오히려 빨리 알아차리고 빨리 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그 제자가 그렇게 빨리 알아차리고 볼 수 있겠는가?’


존자 대목건련은 다시 마왕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마음도 안다. 너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사문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도 희롱하지 말라. 

오래도록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라고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또 너의 스승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지만, 그도 오히려 빨리 알아차리고 빨리 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그 제자가 그렇게 빨리 알아차리고 그렇게 빨리 볼 수 있겠는가?”


마왕 파순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나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이에 마왕 파순은 세형(細形)으로 변화하여 입으로 나와 존자 대목건련 앞에 섰다.



존자 대목건련은 말하였다.

“파순아, 옛날 각력구순대(覺礫拘荀大) 무소착(無所著)ㆍ등정각(等正覺)이라는 여래가 계셨다. 

나는 그때 마군이 되어 이름을 악(惡)이라 하였고 

내게 여동생이 있었는데 이름을 흑(黑)이라고 하였다. 너는 바로 그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생질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에게 두 명의 대제자가 있었는데, 첫째는 이름이 음(音)이며 둘째는 이름이 상(想)이었다. 


파순아, 무슨 뜻으로 존자 음의 이름을 음이라고 하였는가? 

파순아, 존자 음은 범천(梵天)에 머물면서 항상 음성이 1천 세계에 가득 차서 제자의 음성으로서 그와 같은 자와 비슷한 자와 나은 자가 없었다. 

파순아, 이런 이유로 존자 음은 음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파순아, 다시 무슨 뜻으로 존자 상(想)의 이름을 상이라고 하였는가? 

파순아, 존자 상은 의탁하는 마을에서 노닐고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걸식할 때, 

그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根)을 잘 거두어 바른 생각을 세웠다. 


그는 걸식을 하고 나서 식사를 마치고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 나서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일 없는 한가한 곳이나 혹은 산림이나 나무 밑이나 혹은 한가한 곳이나 고요한 곳으로 가서, 니사단을 펴고 결가부좌하고 앉아 어느새 상지멸정(想知滅定)에 들었다. 


그때 소나 염소를 방목하는 사람, 나무꾼, 혹은 길 가던 사람들은 그 산림에 들어갔다가 그가 상지멸정에 든 것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이 사문은 일 없는 한가한 곳에 앉아서 목숨을 마쳤다. 우리들은 차라리 마른 나무나 섶을 주어다 쌓아 그 몸을 덮어 화장할까?’

그리고 곧 마른 나무나 섶을 주어다 쌓아 그 몸을 덮고 불을 붙인 뒤에 곧 버리고 떠났다.


그 존자 상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선정에서 깨어 일어나 옷을 털고 의지해 살던 마을을 노닐 때에, 예전처럼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그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을 잘 거두어 바른 생각을 세웠다. 


그때 산림에 들어갔다가 그를 보았던 소나 염소를 방목하는 사람 나무꾼이나 혹은 길 가던 사람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사문은 일 없는 한가한 곳에 앉아서 목숨을 마쳤으므로 우리들이 어제 이미 마른 나무나 섶을 주어다 쌓아 그 몸을 덮고 불을 붙인 뒤에 떠났었다. 그런데 이 현자는 다시 살아나 생각하고 있구나.’

파순아, 이 이유로 존자 상은 상이라고 하였다.


파순아, 그때 악마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다. 그는 선(禪)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마치 나귀가 온종일 무거운 짐을 지고 마판에 매어 있어 보리를 먹지 못할 때, 그는 보리 때문에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또 마치 고양이가 쥐구멍 가에 있으면서 쥐를 잡으려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다. 그는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또 마치 수리부엉이나 여우가 마른 풀 더미 사이에서 쥐를 잡으려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또 마치 두루미가 물가에서 고기를 잡으려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고 자꾸자꾸 관찰한다.


그는 무엇을 관찰하고 무슨 뜻으로 관찰하며 무엇을 구하려고 관찰하는가? 그는 생각이 어지럽고 안정되지 않아 실패하여 무너질 것이다. 

나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고 또한 그가 어디로 갈 것인지도 알지 못하며 또한 머무는 것도 알지 못하고 죽는 것도 알지 못하며 사는 것도 알지 못한다. 나는 차라리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할 것이다.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때리며 혼내주어라.〉’

파순아, 그때 악마는 곧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고 저 범지와 거사들은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때리며 혼내주었다. 

저 범지와 거사들은 혹은 몽둥이로 때리거나 혹은 돌을 던지거나 혹은 작대기로 때렸다. 혹은 정진하는 사문의 머리를 다치게 하고 혹은 옷을 찢으며 혹은 발우를 부수기도 하였다. 

그때 범지나 거사로서 혹 죽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인연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 가운데 났다. 그들은 거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고통을 받아 마땅하다. 또 이보다 더한 고통도 받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은 정진하는 사문에게 못된 짓을 하였기 때문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제자는 그 머리를 다치고 그 옷을 찢기고 그 발우가 깨진 뒤에,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때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있었다.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멀리서 제자가 머리를 다친 데다 옷이 찢기고 발우는 깨져서 오는 것을 보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보았느냐? 악마는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때리며 혼내주어라. 무슨 까닭인가? 혹 꾸짖고 때리며 혼낼 때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 틈을 노릴 것이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자애로움[慈]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1방(方)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維)ㆍ상ㆍ하 일체에 두루하게 하라. 자애로움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이렇게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도 역시 그러하다. 

또 평정함[捨]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어라. 

그래서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노려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라.’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이 가르침으로써 모든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그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자애로움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1방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었고, 이렇게 2ㆍ3ㆍ4방과 4유ㆍ상ㆍ하 일체를 가득 채웠으며 자애로움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불쌍히 여김과 기뻐함도 역시 그러하였다. 

또 평정함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래서 악마는 그 틈을 노렸으나 틈을 얻지 못하였다.



파순아, 그때 악마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일로써 정진하는 사문의 틈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나는 이제 차라리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할 것이다.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혹은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기면서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 틈을 노려야겠다.’

파순아, 저 범지와 거사들은 악마의 분부를 받은 뒤에 곧 함께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겼다. 혹은 옷을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위로 가십시오. 정진하는 사문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는 분이시니 저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ㆍ안온ㆍ쾌락을 얻게 하십시오.’

혹은 머리카락을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위로 가십시오. 정진하는 사문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시는 분이시니, 저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ㆍ안온ㆍ쾌락을 얻게 하십시오.’

범지와 거사들은 손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받들고 길가에 서서 기다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음식을 받아 드시고 이것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쓰셔서 저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ㆍ안온ㆍ쾌락을 얻게 하십시오.’

모든 믿음이 있는 범지와 거사들은 정진하는 사문을 보고 나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축해 모시고 안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재물을 정진하는 사문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을 받아쓰시고 이것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쓰십시오.’


그때 범지와 거사로서 혹 죽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인연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天上)에 태어났다. 그들은 거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이 즐거움을 받아야 한다. 다시 또 이보다 더한 즐거움을 받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은 정진하는 사문에게 선행을 행하였기 때문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제자는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을 받은 뒤에,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때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한량없는 백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멀리서 제자가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을 받고 오는 것을 보시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보았느냐? 악마는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혹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길 때, 그가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 틈을 노릴 것이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행의 무상(無常)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며 욕심 없음을 관찰하고 버리고 떠남을 관찰하며 없어짐을 관찰하고 끊음을 관찰하여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노려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라.’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이 가르침으로써 모든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그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곧 일체 행의 무상을 관찰하였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였으며 욕심 없음을 관찰하였고 버리고 떠남을 관찰하였으며 없어짐을 관찰하였고 끊음을 관찰하여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노려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였다.



파순아, 그때 악마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일로써 정진하는 사문의 틈을 노렸으나, 얻지 못하였다. 

나는 차라리 소년의 몸으로 변화하여 손에 큰 몽둥이를 잡고 길가에 있다가 존자 음(音)의 머리를 쳐서 머리가 깨져 그 얼굴에 피가 흐르게 할 것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그 뒤에 의지해 살던 마을을 유행하였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존자 음은 그 뒤에서 시종하였다. 


파순아, 그때 악마는 소년으로 변화하여 손에 큰 몽둥이를 잡고 길가에 있다가, 존자 음의 머리를 깨뜨려 얼굴에 피가 흐르게 하였다. 


파순아, 존자 음은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면서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을 뒤에서 마치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시종하였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마을에 이르러서 그 몸의 힘을 다하여 오른쪽을 돌아보는 것이 마치 용이 보는 것과 같았고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으며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으면서 사방을 살펴보았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존자 음이 머리가 깨져 그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마치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부처님 뒤를 따르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악마는 흉악하고 사나우며 큰 위력이 있다. 이 악마는 싫증내거나 만족할 줄을 모르고 있구나.’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의 말씀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악마는 곧 그 자리에서 그 몸이 무결(無缺) 대지옥에 떨어졌다. 


파순아, 이 대지옥은 네 가지의 이름이 있으니, 첫째는 무결(無缺) 둘째는 백정(百釘)이며 셋째는 역자(逆刺)이며 넷째는 육갱(六更)이다. 

그 대지옥 가운데 있는 옥졸은 악마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못들을 너에게 다 박으려면 100년을 채워야 할 것이다.’”


이에 마왕 파순은 이 말을 듣고는 곧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렵고 놀라워 몸의 털이 다 곤두섰다. 그래서 존자 대목건련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 지옥에는

옛날부터 악마가 머무는가?

부처님의 범행을 희롱하여 방해하고

또 저 비구들을 범했기 때문이네.


존자 대목건련은 곧 게송으로써 마왕 파순에게 답하였다.


무결이라는 지옥에

일찍이 머무는 악마들

부처님의 범행을 희롱하여 방해하고

저 비구들을 범하였다.


그 100개의 쇠못에는

제각기 거꾸로 선 가시가 있으니

무결이라는 지옥에는

일찍부터 악마가 있었다.


만일 비구와 부처님 제자들을

알지 못하는 이 있다면

반드시 이러한 고통을 받고

나쁜 업의 과보를 받으리라.


여러 종류 동산에

사람들 땅에서 살며

저절로 생긴 멥쌀을 먹었으니

그곳은 북주(北洲).


큰 수미산암(須彌山巖)에서

잘 수행하여 몸에 훈습되고

해탈을 닦아 익혀

최후의 몸을 받아 가졌네.


그 산은 큰 물 가운데 있고

몇 겁에 이르도록 서 있는 궁전

사랑스러운 금색을 띠고 있어

마치 불꽃처럼 빛났네.


갖가지 기악을 울리며

제석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니

본래는 한 조그마한 집

잘 깨달은 이를 위해 보시한 것이네.


만일 제석이 앞장을 서서

비사연(毘闍延) 궁전으로 올라가면

제석을 보고 못내 기뻐해

천녀들은 제각기 춤을 추었네.


비구가 오는 것 보고는

서로들 돌아보며 부끄러워하였고


그 비사연 궁전에서

비구를 보자 이치를 물었네.


‘대선(大仙)은 자못 알고 있는가?

애욕이 다하면 해탈을 얻으리라는 것을.‘

비구는 곧 거기에 답하였으니

그 물음과 그 뜻이 같았네.


‘구익이여, 나는 능히 안다네.

애욕이 다하면 해탈을 얻는다.’

그 비구의 대답을 듣고

제석은 기쁨과 즐거움을 얻었네.


비구는 요익됨이 많아

말하는 바는 그 뜻과 같았네.

그 제석천왕에게

비사연 궁전에 대해 물었네.


‘이 궁전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대 제석이 이 성(城)을 다스리는가?’

제석은 대선인에게 대답했네.

‘이 궁전 이름은 비사연다


이른바 1천 세계(世界)

이 천 세계 가운데서는

이 궁전보다 나은 것 없고

이 비사연다와 비슷한 것도 없다네.’


제석천의 제석천왕

가는 곳마다 뜻대로 노니는데

누리는 그 즐거움 나유다(那遊哆)17)나 되고

능히 하나를 100으로 만들며

이 비사연 궁전 안에서

제석은 자재하게 노닐 수 있네.

~~~

17)범어로 nayuta이고 나유타(那由他)ㆍ나유다(那由多)ㆍ나술(那術)로도 음역한다. 인도의 수량 단위이다. 천억을 1나유타라고도 하고 혹은 백천 구지(俱胝)를 1나유타라고도 한다.

~~~


비사연의 큰 궁전도

발가락으로 진동시키고

천왕의 눈으로 보이는 대로

제석은 자재하게 노닐 수 있네.


저 녹자모(鹿子母) 강당은

기초가 지극히 깊고 또 견고하여

움직이거나 떨게 할 수 없지만

여의족(如意足)으로 능히 흔드는 것과 같네.


유리로 된 그 땅은

성인들이 밟고 다니는 곳이라

윤택하고 부드러워 촉감이 좋으며

부드럽고 연한 솜으로 된 요를 편 듯하네.


정다운 말로 서로 함께 화합하며

천왕은 언제나 즐거워하고

훌륭한 솜씨로 기악을 울리면

그 가락가락은 서로 잘 어우러진다네.


모든 하늘들 한데 모여

수다원 법을 연설하니

그 수는 한량없는 여러 천백의

모든 나술(那術:나유타).


삼십삼천(天)에 이르러

혜안(慧眼)을 가진 이 그곳에서 설법하면

그가 연설하는 법문을 듣고

모두들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네.


내게도 또한 이 법이 있어

저 선인의 말한 바와 같으며

곧 저 범천에 올라가

저 범천의 일을 물어 보았네.


‘범천에겐 이런 견해 있으리니

이른바 옛날이 있다고 보고

나는 영원히 머물러 있고

한결같이 존재해 변하지 않는다고.’

범천은 그를 위해 대답하였네.


‘대선(大仙)이여, 나는 그런 견해 없다.

이른바 옛날이 있다고 보거나

나는 항상하여 변하지 않는다는 것 말일세.


내 이 경계를 보매

모든 범천은 다 과거의 일이니

내 이제 무엇을 의지하여

항상하여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리?


내 이 세상을 보매

부처님[正覺]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인연에 따라 태어나

간 곳에서 과보를 받게 된다네.’


‘나는 어리석은 이를 불태우리라.’

불은 그런 생각 없건만

어리석은 이 불에 닿으면

반드시 불에 타게 된다.


이와 같이 너 마왕 파순아

요망한 짓으로 여래를 방해하며

착하지 않은 행을 오랫동안 행했으니

그 과보 또한 오랫동안 받으리라.


너 마왕아, 부처님을 싫어하거나

비구들을 희롱하여 해치지 말라.

이렇게 한 비구 악마를 항복받고

포림(怖林)에 머물렀네.


존자 목건련의 꾸짖음 받고

그 귀신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지혜 없음을 두려워하며

곧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네.


존자 목건련이 이렇게 말하자, 저 마왕 파순은 존자 대목건련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중아함경 제30권


승가제바 한역


11. 대품 제1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