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을 때부터
입에 닿는 건 전부 삼켰다
소화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남는 것인지
중요한 것은 먹는다는 사실에
살아있다는 감각
내가 삼킨 게
어미였나 아니면 어미의 영양분이였나
세상이였나 아니면 세상이라는 이름의 새장이였나
그런 것들로 내 허기를 채웠다
새벽이 찾아오면
뒤뜰에 쉬는 양을 물어뜯었다
잠든 것부터
아침이 오면
입 안에 남은 것을 씹다 말고
혼자였다는 걸 알았다
모든 것이 소화되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발버둥쳐라
본능에 휘둘린 죄인의 시간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무저갱의 끝에 처박혀있었다
그 끝에서 나를 마주하는 건
가죽을 뒤집어쓴 쓰레기들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지만
역겨움은 감출 수 없는 노릇이다
감정의 결함에 생기는 언어의 충돌은
쓰레기들끼리 뒤엉키다 뒤척이고
그 모습을 마주한 신은 도망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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