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846>
빈집
거미줄을
젖은 우산처럼 걷어내고 나니
집안 행색이 비 맞은 솜사탕 같았다
녹지 않아도 흐르던 그을음의 향기는
설탕처럼 달았고, 설탕에는 향기가 없었다
오랫동안 빛을 가까이하지 않아
눈먼 쥐들이 사방을 들쑤신다
내 다리를 아마 기둥쯤으로 착각하고
기대어 자는 쥐에게 애써 집의 연식을 물어본다
으레 그런 말을 한다,
이 집은 나보다 오래됐다고
좁은 벽 사이로 시간을 기대 놓은 괘종시계가 하나 보인다
진품명품에 나가야 할까보다
정리를 다하고
헌책들을 꺼내는 와중에
책이 독일어로 말을 건다
어떤 검은 책은
모두에게 죄를 덮어씌우기도 한다
비어 있으면 채워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있어 채워졌던 미련들
청소를 다 하고 좀약을 집안 곳곳에 뿌린다
설탕처럼 달콤한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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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할 집인가요 - dc App
모릅니다. 2분만에 빈집 토대로 심고 쓴 시라.. - dc App
@런던공고 저도 2분만에 하나 적음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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