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양이 무척이나 싫습니다.
나는 나 하나 제대로 건사하기 힘들지만,
태양은 항상 모두를 비춰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태양이 무척이나 싫습니다.
나는 언제나 저자세로 올려다보기만 하지만,
태양은 항상 나를 내려다보기 때문입니다.
추적추적 땅에 내리꽂히는 거센 비는
내 기분과 하릴없이 똑같습니다.
그칠 줄 모르던 거센 비가 그치고,
내 앞에는 물웅덩이가 고였습니다.
물웅덩이에는 나를 항상 내려다보는
태양이 비추어져 있습니다.
나는 반쯤 미친 듯이 그곳에 있는
태양을 향해 조롱과 비웃음을 내보였습니다.
더 자세히 보려 물웅덩이에 가까이 가니,
거기에는 태양은 온데간데없이
너절한 나 자신만이 있었습니다.
나는 깨닫고야 말았습니다.
태양을 향한 조롱과 비웃음은 처음부터
비추어져 있지 않던 나를 향해 있었다는 것을요.
나는 태양이 무척이나 싫습니다.
나는 태양이 모두를 비춰주지만, 나에게만은
내려다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태양이 무척이나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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