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돈 생각을 오래 붙잡아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붙잡고 있으면
잡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같이 붙잡힌 채로
가만히 멈춰 있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서 그냥
있으면 있는 대로 쓰고
없으면 없는 대로
비워둡니다.
비워둔 자리들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더 커지는 것 같고
그걸 보고 있으면
내가 비워지고 있는 건지
돈이 없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가끔은
이렇게까지 아껴야 하나 싶다가도
이미 한 번씩은
다 줄여본 것들뿐이라
더 줄이려면
이제는
나를 줄여야 하는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은
뭘 더 줄일 수 있는지보다
내가 어디까지
버텨질 수 있는지를
조금씩 확인하는 쪽입니다.
덜 쓰고
덜 먹고
덜 기대하면서
하루를 조금씩
작게 접어서
넘겨둡니다.
그렇게 접힌 날들이
쌓이고 쌓여도
이상하게도
나아지는 느낌은 없고
그냥
조금 더 얇아진 상태로
이어질 뿐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부족하다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습니다.
입 밖으로 내는 순간
그게 진짜가 될 것 같아서요.
대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조금 더 오래 버티는 쪽을 택합니다.
그리고 가끔
이유 없이 괜찮은 순간이 오면
그게
이상할 만큼 낯설어서
오히려
금방 끝날 걸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그렇게까지 힘든 건 아닙니다.
아직은
버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조금은 남아 있어서요.
다만
이게 버티는 건지
그냥 조금씩 닳아 없어지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물셋이면
어떻게든 되는 나이라고들 하는데
요즘은 그 ‘어떻게든’이라는 말이
조금 멀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만 남겨둡니다.
더 적으면
괜히 내가
조금 더 줄어들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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