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풀의 노래는

아이를 재우는 어미의 오래된 멜로디보다

더 깊은 곳을 건드린다

천진한 오리 떼가 흐려놓은 물결은

겉으로는 고요하고 맑지만

그 아래에는

혀로는 닿을 수 없는 것들이 가라앉아 있다

머리 위를 맴도는 날벌레들은

우스꽝스러운 궤적을 그리며

시간의 채찍에 쫓긴다

몸을 누일 자리 하나 없이 떠돌다

검고 거친 부리가

오히려 안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릿한 냄새가 올라오는 개천가에서

발을 맞추는 이유를

더 이상 묻지 않는다

한때 탄력 있던 피부는

가벼운 바람에도 쉽게 갈라지고

젊음은

찌꺼기들과 함께 흘러간다

그러나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풀을 스치듯 지나가며

이름 없던 것들에

하나씩 이름을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