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는 영원하진 않다 

모든 사람이 평생 기억될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하는,사랑했던,사랑할 사람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삶의

마지막까지 기억하며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할 요소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슬프고도 기쁜일일까


나의 아버지는 중국집을 좋아하신다

정확히는 중국집의 음식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중국집의 음식을

내가 어릴 때 부터 계속 먹어왔다

18년 인생 살면서 얼마나 먹었다고

나는 중국집을 질리도록 싫어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도 한다

훗날 아버지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을 때


나는 짜장면을 먹으며 아버질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의 장례식 후 처음 본 짜장면은 

손 대지도 못할 것이다

눈물에 젖은 짜장면을

너무 짜서 먹지도 못할 것이다


나이가 들고 

그 기억과 감정과 감각이 무뎌지더라도

중국집에 가면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


 밥 먹으러 가자고 나를 부르던

그의 따스한 말투와 표정,몸짓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중국집에 가자고 하면

나는 짜증을 내며 화를 냈다

결국 중국집에 앉은 나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짜장면을 입에 욱여 넣었다


그래서 난 아버지가 없는 미래에

짜장면 앞에 앉아 그 일들을

끊임없이 후회할지도 모른다


후회는 운명이 인간에게 내리는 천벌이고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며

후회의 대상의 위안이다


내가 짜장면을 보고 짜증냈던 나 자신을

자책하고 후회하면

맞은편에 앉은 나의 아버지가 웃으며

꼴좋다고 비웃으며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럼 나는 그 일상적인 모습에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할 것이다

그를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기에 감사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누가 떠올려줄까?

누가 날 그리워하지? 

어떤 걸 보고 날 떠올리지?


나를 떠올릴 요소를

나는 아직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