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체취가 들어온다면, 그 가여운 넋이여
오기 전 불을 꺼두었으니 나는 무엇을 말할까
다시 환한 조명을 켜지 못한 걸까
그녀의 발걸음이 성스러웠음을 끝내 알아차리지 못한 걸까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눈이 멀었고
살결 위에 머물던 그 보드라운 촉감과
어루만진 자리마다 피어오르던 향은
모든 것을 감싸는 포옹이 될 수 있었을까
어둠 속에서도, 외로움 속에서도
나는 부푼 마음으로 빈 하늘을 떠돌았지만
이제 그녀는 다시 오지 못하겠지
꺼진 불은 그 아늑한 광경마저 데려가 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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