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직

염료를 만들기 위해 벌레들을 사육해 으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콰직

결국 벌레들을 짓이기면 벌레에 맞는 색으로 염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콰직

개미집에는 수천마리의 개미들이 산다고 한다

콰직

그러면 개미집에 있는 개미를 모두 짓이기면

콰직

그래도 모자라다면 다른 개미집에 있는 개미를 모두 짓이긴다면

콰직

언젠가 이 손가락을 검게 물들일 수 있을까?


콰직


제대로 살아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누군가는 우울증의 증상이라는데 잘 모르겠다, 태어났을때부터 그랬다.


콰직


무언가 특별한 사건이 터져 주인공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콰직


세 가지 고백할 일이 있다
하나. 개미를 짓이길 때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둘. 개미를 아무리 많이 짓이겨도 내 손가락이 검게 물들지 않을 것이다.
셋. 반장은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

정말 우연이었다.
애들이 모르는 거 있으면 잘 알려주고, 학급 행사도 주도적으로 잘 이끌어나가서, 선생님들에게도 반 아이들에게도 사랑받는 반장이 새우처럼 웅크린 채 아저씨한테 맞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된 것은.
처음은 꽃을 구경하기 위해서 안 가보던 길을 찾아가다 우연히 반지하 창문을 통해서 보게 되었다.
반장은 다음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등교했다.
그 이후로는 산책을 하고 싶어서, 나무 구경을 하고 싶어서, 곤충 구경을 하고 싶어서 주말마다 반장 집 앞을 지나갔고, 반장은 계속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등교했다.


눈이 마주쳤다.
들켰나? 일부러 멀리 있는 담벼락에서 눈만 내밀고 보고 있었어서 누군진 안 들켰을 것이다.
머리카락만 보고 들켰으면 어떡하지? 모르는 척 해야 하나?
…아니 안 들켰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반장은 똑같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등교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수업중에 한번도 이쪽을 안봤어.



“반장.”
“응? 왜?”
역시 나인줄 모르고 있다.

“어제, 그거 나다?”
“어?”
“어제 보던거 나라고.”
반장이 멈췄다. 이해가 잘 안되는 것 처럼 멈췄다. 몇 분 뒤, 반장의 입이 다시 열렸다.

“원하는게 뭐야?”
“그런거 없는데?”
“어? 뭐?”
반장이 다시 멈췄다. 다시 몇 분 뒤, 반장의 입이 다시 열렸다.

“나한테 말 한 의도가 뭐야?”
“응? 그냥. 부럽다고?”
“뭐라고?”
“나도 너처럼 특별해지고 싶거든. 넌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잖아? 지금처럼 공부하다가 고등학교 들어가도 그건 아무나 하는 일이잖아. 그래서 나도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

아아아아아아아악!!
뭐야?
죽어 죽으라고!!
반장 싸운다, 말려!
선생님 불러와!
내가 너 죽여버릴거야!!
아아아아아아아악!!!

그 뒤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절했다가 일어나니 병원이었다. 안면골 골절이라나? 어른들이 왔다 갔고, 선생님들에게 아저씨 이야기를 했다. 반장은 어떻게 됐나 물어봤더니 강제 전학을 갔다고 했다. 나중에 개미를 잡으러 갔더니 반지하에는 아무도 없었다.




거지같은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