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묻겠습니다.


당신이 건넨 그 꽃이 왜 그토록 눈이 시리게 붉은지 아십니까?


그것은 대지에 내린 비가 만든 색이 아니라,


당신이 자라나는 동안 누군가의 혈관에서 소리 없이 빠져나간


가장 뜨거웠던 청춘의 빛깔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라는 이름의 사람들은


자신의 화창했던 날들을 한 장씩 뜯어내어 자식의 그늘을 만들고,


끝내 자신의 심장을 짜내어 이 꽃잎을 물들였습니다.


우리가 가슴에 달아드리는 그 꽃은,


사실 그들이 우리에게 건넨 '생(生)의 이양(移讓)'에 대한 슬픈 영수증입니다.


꽃잎의 테두리를 자세히 보십시오.


가위질을 당한 듯 너덜너덜하게 찢겨 있지 않습니까?


누군가를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 제 몸을 사방으로 찢어 발긴


그 처절한 희생의 흉터가 바로 저 꽃의 참모습입니다.


세상은 이를 화려한 장식이라 부르지만,


나는 이를 '닳아 없어진 마음의 비명'이라 읽습니다.


식용으로 쓰이는 그 잎을 씹어본 적이 있습니까?


혀끝에 닿는 그 쌉쌀한 맛은,


자신의 꿈을 접어 자식의 밥상에 올린 이들이 평생 삼켜온눈물의 농도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러니 선생, 이제 다시 대답해 보십시오.


그 꽃을 다는 당신의 손끝이 떨리지 않습니까?


당신이 선물하는 것은 한 송이의 식물이 아니라,


이미 재가 되어버린 누군가의 찬란했던 어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