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내부에 웅크린 공동(空洞)을 사육한다
그것은 이빨 없는 입, 소화기관 없는 위장
갈비뼈 사이로 불어닥치는 바람이 비문(碑文)을 새길 때
오래된 허기는 척추를 타고 기어오르는 차가운 뱀이다
삼켜도 삼켜도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
가시 돋친 침묵의 덩어리들
저녁의 식탁 위에 나란히 놓인 것은
나와 나의 그림자, 그리고 우리가 결코 먹어치울 수 없는 부재의 총량이다
손을 뻗는다
닿을 수 없는 것은 늘 가장 선명한 색채를 띠고
망막에 화상을 입힌다
무엇을 채워야 이 진동이 멈출 것인가
나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전부 타인의 알리바이
기억나지 않는 고향의 지도를 혀끝으로 더듬으며
마른 우물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낸다
채워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채워질 공간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우리는 구멍 난 항아리가 아니라
구멍 그 자체다
쏟아부어라, 이 세계의 모든 넘치는 것들을
나는 증발하는 물방울의 가장 날카로운 비명으로
그것들을 맞이할 테니
ㅡ
안녕하세요 공령지체님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