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 이은혁과 초풍뎅이
*본편 이후*
이은혁이 괴우주의 자신의 커다란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터무니없이 훌륭한 의식주를 누리는 중이었고, 이은혁이 바라기만 하면 사물들이 그 뜻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여주었다. 이은혁은 곧 자신의 고향 지구에서도, 호모 사피엔스라는 유기체 기반의 사람과 인공지능이라는 컴퓨터 기반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인 특이점이 와서 사람들이 자신과 거의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될 거라고 지혜인간 벨리카미가 말해준 적이 있어서 가족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살고 싶은 욕구와 요구를 억누르는 중이었다. 사람이란 초지능(asi)를 개발하는 존재 이상이다. 이은혁은 인신국과 인연이 닿아서 이러고 있는 것이지, 이은혁 세상의 다른 이들까지 최강제국에 끌어들이면 월권이고 자율성 침해라는 것이 빅 굿들에게 들은 말이었다. 이 같은 이은혁의 삶은 괴우주에선 전혀 특별하지 않아서, 카르다쇼프 척도로 1단계만 되어도 아주 흔한 삶이었다. 좀 다른 점은 이은혁은 지구와 괴우주를 오가면서 산다는 점 정도였다. 최강제국이야 카르다쇼프 척도로 6단계를 한참 넘다 보니 이은혁으로선 상상도 할 수가 없긴 했다.
“삶이란 살아내고 살아가면 그만이라고 대포인간 아포스톤님이 말했지. 그런데 왜 내 지인들 못 오게 하는 건지. 하, 꽉 막힌 사람들이라니까.”
많은 일들이 잘 되었다. 이은혁은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인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를 떠올렸다. 이은혁으로선 아직 이를 믿기는 어려웠다.
초인종이 울렸다. 이은혁이 아는 사람이 왔겠거니 하고 나가서 문을 열었다.
“응? 누구세요?”
이은혁 앞에 서 있는 건 육중한 장수풍뎅이였다. 장수풍뎅이의 뿔, 날개, 일부 갑주를 가진 잘 생기고 건장한 사내가 양복을 쫙 빼입고 미소 지으면서 서 있었다. 사내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이은혁님. 비비한족인 랩튼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입니다. 이은혁님, 약간 암호문을 전하고 싶네요. 이은혁님은 현재 대한민국과 최강제국의 시민권을 둘 다 갖고 계신데, 이 두 시민권은 동등한 가치를 지니며, 두 시민권 다 이은혁님은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음, 님, 대충 그 암호문이 무슨 뜻인지야 알겠고 좋은 뜻인 건 알겠는데, 전 님을 처음 봅니다.”
“잊으셨다니 섭섭하군요. 전 비비한족의 옥황입니다. 전 제 어릴 적의 경험 때문에 복종되고 보호되어서 사는 삶에서 추억과 낭만을 읽고 제 종족 전체를 노예 종족으로 전락시켰지만 최근에 최강제국이 제 겨레 모두를 자유인으로 만들어 준 바 있죠. 제 비비한족도 이젠 최강제국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 원인 제공을 하신 분이 이리 나오시면 안 되죠.”
이은혁이 잠시 랩튼을 째려보더니 말해주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전 님을 처음 봅니다.”
랩튼이 이은혁과 막무가내로 정답게 껴안더니 슬몃 밀치고 집안에 들어왔다. 이은혁은 갑작스러운 침입자의 등장에 살짝 긴장을 했지만 이곳은 최강제국이므로 살짝 안심하곤 랩튼 옆에 가서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랩튼이 말했다.
“님이 곤충은 많이 죽였다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이은혁님은 개구리 이상은 죽인 적이 없는 정도의 선량함을 갖춘 분임도 알아요. 동물을 먹는 거야 먹고 살자고 그 시점에선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다들 납득하고요. 원수의 뜻은 현대적 의미로는 적이자 범죄자이며 약탈자이고, 예수 그리스도 당대의 의미로는 현대적 뜻에 더해 ‘이방인, 이교도’라는 뜻도 있었죠. 저와 같은 비인간 생물들은 한때 우리의 능지를 증폭시켜 준 위대한 호모 사피엔스들을 원수로 여겼으며 성경의 구절을 보고 혼란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역사는 잊지 말되 동등하게 함께 가야 함을 압니다. 이는 마태 복음 5장 44절에서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에서 영감을 받은 생각이기도 합니다. 물론 성경 말씀은 지키기 어렵습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말했듯, 세상에서 피해 안 보고 살아간 존재는 아무도 없으니 피해의식에만 중독되는 삶은 무익한 겁니다. 제 이름은 랩튼입니다. 현재는 괴물제국 산하 곤충제국의 옥황을 겸직하고 있는 중이지요. 즉 엄밀히 말하면 괴물군단 소속 장군이고 최근에 장수에서 장군으로 승진해서 아직 최신 전쟁은 안 해봤습니다. 전쟁은 되도록 터지면 안 되죠.”
“랩튼님, 님은 아마 장수풍뎅이에서 기반을 둔 거 맞죠?”
“그렇죠. 생각이 나시나요!? 제발.”
“혹시 님은 제가 어릴 적에 키웠던 장수풍뎅이 애벌레이신가요? 번데기 되기 직전에 죽어서 그 충격으로 제가 다시는 동식물 키우지 않게 만든 그분이 님인 거예요? 아 그러고 보니 그 애벌레 이름이 랩튼이었네요.”
“이제 기억하셨군요! 일찍 찾아 뵙지 못 했지만 반갑네요. 사실 님을 만나고 싶어서 시간인간님, 공간인간님에게 뒷 공작해서 이은혁님이 괴우주에 처음으로 올 때 약간 이바지도 했었어요. 괴우주에서 고생 많이 하시게 해서, 이 점 사과드립니다.”
“하, 서로에게 귀인이고 은인이네요.”
“맞아요. 친구이고, 아버지인, 이은혁님이여, 최강제국의 진정한 보스인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가득하기 바랍니다. 이은혁님, 눈길 보니까 제가 님을 덮치는 동성애자 남자라도 되는 것으로 의심하는군요. 물론 그런 충동이 아예 없다고는 말 못 하나, 사람은 성질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본성, 이성, 정서, 감정, 논리를 발휘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성경을 기반으로 기독교 보수는 때때로 동성애자, 양성애자 등등 lgbt를 죽이자고 하기도 하고 전 이를 부당하다고 봅니다. lgbt 탄압에 대한 근거는 구약과 바울의 서신들입니다. 이에 대해 lgbt 진영에서는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아니고, 고로 예수를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이는 고래의 일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결혼은 남녀끼리 하는 것이라 했고 간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간음의 정의는 결혼한 남녀 간에 벌어지는 것이 아닌 모든 성생활입니다. 즉 성경에서 예수의 말만 따라도, lgbt는 살해되지 않을 뿐 부정됩니다. 전 pc의 수혜를 많이 받은 장수풍뎅이로서 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오래 견지해 왔으나, 성경이 집중된 지혜이고 어쩌면 하나님의 계시일 수 있다는 점 또한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전 이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취합니다. 아, 놀라지 마세요. 전 lgbt가 아닙니다. 이은혁님이 lgbt가 아니라서 전 이를 동경해 왔습니다. 말라기 2장 15절에서 ‘그에게는 영이 충만하였으나 오직 하나를 만들지 아니하셨느냐 어찌하여 하나만 만드셨느냐 이는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이라 그러므로 네 심령을 삼가 지켜 어려서 맞이한 아내에게 거짓을 행하지 말지니라‘라고 해서 lgbt를 기독교에선 배척하는 것이 맞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보다 사회 통합적 차원도 고려해야 합니다. 때문에 최강제국에선 lgbt가 미성년에게 강요되지 않고, 이성애 가족 연극을 유지하는 선에서만 자식을 키운다면, lgbt를 성인은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이는 성경이 진리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많은 논쟁이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건 하나님은 성경과 범우주 모두를 초월하여 계시는 더 큰 분이라는 것이겠지요.”
이은혁이 랩튼에게 커피잔 하나를 내밀었다. 랩튼이 만족스럽게 커피를 홀짝이는 걸 보곤, 이은혁이 정답게 말했다.
“물론 love wins all(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표어는 lgbt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최강제국을 포함한 범우주 전체에 내리신 약속인 건 맞을 것이고, 다만 lgbt란 분들이 상처 많고 한 많은 분들이라 고집 좀 피우는 것일 겁니다. 그렇게 마음이 괴로우면 그러실들만 하죠. 그런데 랩튼님은 분명 하나님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듯한데 lgbt에 관해 그런 입장인 건 약간 일관성이 떨어진다 싶은데, 흠, 아 혹시 과학을 매우 위대하다고 보시나요?”
“역시 이은혁님의 지성도 최강제국에서 그리 떨어지는 편이 아니라고 소문 나 있는데 역시 소문은 헛것이 아닌 경우가 많군요. 맞아요. 과학은 위대하지요.”
[2025.03.04.]이후로도 수정.
도대체 니그라토님은 개구리와 어떤 추억이 있으신건가요? 저도 10년전엔 개구리좀 키워봤습니다. - dc App
27년 전까지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살았는데 그곳의 논과 산에서 개구리 좀 봤었죠. 그게 저와 개구리와의 추억 다입니다. 저 소설에서 '이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이은혁은 개구리를 죽인 적이 없다는 서술입니다. 저도 개구리를 죽인 적이 없어요. 곤충은 많이 죽였지만요.
저는 현재 시골에 살아 개구리들을 가까이서 접하곤 합니다. 잡아서 다시 키울 생각은...힘드네요 피부로 호흡해서 물을 자주 갈아줘야 합니다 - dc App
밀웜도 시켜야하고 마그네슘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