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흙냄새 짙은 강가에 홀로 목이 매여 걷는다.

어느새 해는 저만치 넘어가 자취를 감추었다.

끝끝내 나의 인생에서 사라져버린 너처럼.

낡은 다리 삐걱거리는 소리가 머릿속을 진동시키고, 나는 그 아래를 쳐다본다.

강물이 맑다.

다리를 넘어가면 보이는 숲길에, 밤안개가 짙게 내리앉아 있었다.

천천히 나무들 사이를 걸어간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뜨문뜨문 보이는 저 별들이, 하나둘 모여 별자리를 이루는 것이 어찌 이리 부러운 일인지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더 넘어가면 너무 어두워져 곧 숲길을 나와 심야를 달리는 기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기차는 선로가 있다.

그저 정해진 대로 따라가면 어느새 종점일 것이다.

기차는 종점을 향해 달리지만 나는 표도 없이 역에 서 있다.

그래서 종점마다 네 이름이 붙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첫 여행도, 오랜 편지도, 긴 젊음과 방황을 바쳐 만든 깊은 여름 하늘의 약속조차도 회상 속에서야 꺼지지 않는 빛이 되었다.

미련 따위는 남지 않았다.

나는 그저 집으로 돌아와, 창밖의 꺼져가는 불빛을 바라보며 창틀의 먼지를 쓸고, 습관처럼 책을 두세 장 읽다 제자리에 두었다.

네 볼을 쓰다듬던 감각으로, 침묵만이 남은 빛바랜 사진을 어루만질 뿐이었다.

평가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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