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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맛 연금술사〉


입김으로 겨울 공기를 조리하고

눈물을 조미료로 쓰는 사람들


살결 맛이 나는 딸기


냉동 딸기에

딸기향 가루를 뿌리며

그걸 사랑이라 부르는 입들


조미료 투성이 세상 속

사람들은 무설탕만을 찾고


[사랑의 향 재입고 완료]

이런 광고를 삼키며

하루를 넘긴다


눈 대신

소금이 얼어붙은 골목


검붉은 사랑의 향만

곳곳에 눌어붙은 지 오래


가면 쓴 천사의 속삭임은

끝내 내게 닿지 않았고


얼어붙은 신발끈을 손으로 꼬아가며

견뎌야 할 밤들은 무섭게도 고요하다


영원이란 향수를 좇아

도망친 끝엔

얼음의 향만 남아있었다


그런데


눈사람이 아닌

소금사람을 만드는 겨울


냉동 딸기를 한 입에 삼켜먹는

사람들 사이로


보란듯이

새빨간 딸기를 앞니 끝으로 베어 무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딸기맛 연금술사


맨발로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거침없이 녹여내며

향으로만 연명하던 사랑 대신

선홍빛 과즙을 흘려갔다


소금 투성이 거리 한가운데

그녀의 발뒤꿈치엔

흑설탕이 번져갔고


얼어붙은 소금 위로

새빨간 과즙이 거품을 일으키며

녹아내릴 때


내 봉합된 입술 사이로

붉은 과즙이 스며들었다


그녀는

딸기 씨를 혀끝으로 굴려가며

천사의 가면을 구긴 채

아슬히 속삭였다


“네 뼈들 사이 피어난 건

곰팡이가 아니라

꽃이야”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웃던 밤


나는 처음으로


혀 끝이 마비될 만큼

살아 있는 딸기맛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