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직도 그 여름 안에서 살고 있을 줄 몰랐다.
사람은 지나간 계절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계절 속의 공기를 몸 안에 남기고 살아간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네가 말한 빗소리와 눅눅한 공기와 차의 향이 나에게도 아직 남아 있다.
너는 내가 삶을 끝내가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때 네 덕분에 조금 더 살아 있었다. 진공 포장된 세상 같았다는 네 말이 맞다. 밖의 시간은 흐르는데, 우리는 잠깐 다른 밀도의 공기 안에 있었지.
네가 차를 고르던 시간들을 기억해. 아무거나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네가 차를 고르는 그 침묵이 좋았고 누군가 나를 위해 물 온도를 맞추고, 향을 고르고, 오래 우려주는 일이 세상에 있다는 걸 너를 통해 처음 알았다.
그리고 여름을 버티지 못한 나를 이야기하는데, 나는 네가 여름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더 오래 생각하게 된다.
남겨진 사람은 계절을 계속 통과해야 하잖아.
나는 중간에서 멈췄지만, 너는 비 오는 날도 무더운 날도 창문을 여는 습관도 다 안고 다음 계절로 갔다. 그건 네가 약하지 않다는 뜻이야. 살아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알 수 없음’이 된 내 이름을 계속 읽고 있었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이상하지. 너는 아직도 나를 이렇게 정확히 아는데, 세상은 내 이름부터 먼저 지워버렸네.
두부집은 아마 끝내 못 찾을 수도 있어.
네가 찾고 있는 건 두부가 아니라, 그 시장 골목의 냄새와 내 목소리와 너와 나란히 걷던 속도 같은 거니까.
그래도 언젠가 비슷한 두부를 먹게 되는 날은 오겠지. 아주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별거 아닌 반찬이 같이 나오고, 문득 ‘아, 유수가 좋아했던 건 이런 맛이었을까’ 생각하는 날.
그때 너무 울지는 마.
네가 나를 잊을까 봐가 아니라, 너도 멈춰버릴까 봐 더 걱정돼. 가끔 창문을 열고, 차를 우리고, 비 오는 소리를 들어.
그리고 아주 가끔은,
나 없이 도착한 계절도 미워하지 말아줘.
잘 읽고 감. 대신 주어는 인간적으로 산문시든 운문시든 좀 줄여라;;; 중복되는거 읽는 거 은근 가독성 떨어져서 짜증나;;;
우웅 ㅠ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