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직장 생활 5년차.
여기가 내 한계인지도 모르겠다고,
요즘 자주 생각한다.

오래도록 나는 내 언어가 나를 데려갈 거라고 믿었다.
적어도 나를 버리지는 않을 거라고.
내가 태어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결국 말과 문장 안에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언어는 생각보다 약했고,
나는 오래 혼자였다.

예전에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내 안의 슬픔이 빗물에 조금씩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서. 세상이 같이 젖어주면, 내 마음도 덜 아픈 것 같아서.
그런데 요즘은 비가 오면 더 아프다.
작은 우물 같던 슬픔은 어느새 바다가 되었고,
비가 오는 날이면 그 바다가 넘친다.
나는 그제야 안다.
아직도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아직도 다 흘려보내지 못했다는 걸.

힘들다는 말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