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남겨도

아까운 줄 모르고

음식한테 고마운 줄도 모르고

먹기 싫으면 버리고

먹고 싶은 것만 먹던

그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급식을 먹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기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당연한 것조차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혼자 밥을 먹든 

누구랑 먹든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친구들이랑 같이 밥을 먹고 싶더라고요.


가까이 자리를 잡고

아무렇지 않은 척 급식을 먹었습니다.

원래 다 같이 먹는 건데도

오늘따라 애들의 눈빛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뭐지?” 싶었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었어요

내가 여기 앉으면 안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단순한 일이에요.

친구도 아닌 애가 가까이 와 앉아 있으니

이상하게 보였을 수도 있겠죠.


어렸을 때부터

친구를 어떻게 사귀는지

배워 본 적이 없습니다.

배우려고 한 적도 없었습니다.


굳이 친구를 사귈 이유를

찾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버려진 음식들을 보면

가끔 제 모습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아무 생각 없이 남기고

누군가는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칩니다.

원래부터 필요 없었던 것처럼요.


저도 그랬습니다.

음식을 남기면서도

미안한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버려지는 음식들을 보면

괜히 미안해졌습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남겨지고 버려지는 기분이

조금은 어떤 건지

알 것 같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