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매혹이란 건 자기만의 논리로 움직이니까. >



 < 아이라는 대인관계에서 썩 영리한 편이 아니었어. 많은 걸 스스로 터득했지. 스스로 노력하고 또 오데이가 가르쳐준 덕분에 팩토리 스트리트에 머물지 않고 큰 발전을 이루었어. 하지만 그건 다 정치적인 것이었지. 게다가 냉철하게 사고하는 것도 아니었고. 실은 '사고'랄 게 없었어. 사이비 과학의 탈을 쓴 마르크스주의 용어, 거기에 수반된 비현실적이고 위선적인 말들. 그건 아이라처럼 배운 게 없고 교육을 못 받은 사람에게 억지로 떠먹이는 음식이었다고 할까. 머리 쓰는 일에 서툰 성인에게 지적 마법을 걸어 엄청난 사고 전환을 주입하는 거였어. 아이라처럼 지능에 한계가 있고 흥분을 잘하는데다 화가 나 있는 사람을 세뇌시키는 거였어…… 그 자체도 하나의 주제일 거야. 생각의 부재와 격분의 연관성. >



 < 그는 갑자기 고통과 상실이 그득한 현실에서 벗어났다는 자아도취적 환상에 빠졌어. 자기 인생이 헛되지 않고, 절대 무익하지 않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거야. >



 < 하지만 가정 파탄을 일으킬 만한 모든 원인이 아이라에겐 오히려 도나를 옹호하는 구실이 되었어. 인생 낙오자에게서 매혹을 느낀 거지. 가진 것 없는 자들이 밑바닥에서 벌이는 투쟁인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보는 것. 아이라에게 인간애는 고난과 불행의 동의어였지. 고난에, 심지어 고난의 추레한 외형에도 이끌릴 만큼 둘은 깨뜨릴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었어. >



 < 머나먼 시공을 뛰어넘어 들려오는 "어영차! 어영차!" 소리는 당의 계획을 믿고 순진하게, 그리고 무모하고 가차 없이 혁명적 변화를 열망했던 모든 사람이 인류가 어떻게 자신의 고귀한 사상을 망가뜨리고 비극적 광대극으로 만들어 버리는지를 과소평가했던 시절의 괴기스러운 진영이었다. 어영차! 어영차! 마치 인간의 교활함, 약점, 어리석음, 타락이 집단의 힘 앞에서는, 자신의 삶을 뒤바꾸고 불의를 일소하고자 뭉친 사람들의 힘 앞에서는 끝내 무릎을 꿇는 것처럼. 어영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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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중에서 - 필립 로스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