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건 분노 자체가 아니라 옳은 것을 위한 분노라고. 난 딸애한테 말했지.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거라. 분노는 널 유리하게 해주는 거란다. 그게 분노의 생존 기능이다. 그 때문에 너에게도 분노가 주어진 거란다. 그런데 분노가 널 불리하게 만든다면, 그 분노는 헌신짝처럼 버려야 한다. >



 < 감정적 직관이 없는 사람은 타협을 모르는 급진주의자가 되기 쉽고. 그런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조화롭지 못하오. >



 < 사랑은 어차피 논리적인 게 아니에요. 허영도 논리적인 게 아니고요. 아이라도 논리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들에겐 저마다 허영이 있고, 자신만의 맹점이 있어요. >



 < 아이라는 평생 약점 하나를 안고 살다 간 공산주의자였다고, 정열이 넘치는 공산주의자였지만 당이 원하는 배타적인 울타리에 갇혀 살지 않았고, 그것이 그를 파괴하고 무너뜨렸다고. 공산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아이라는 완벽하지 않았는데,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그는 자신의 인간성을 내팽개치지 못했으며, 투쟁과 하나의 목적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그에게선 인간적인 면모가 끊임없이 솟아나왔다고. 당에 충성했다면 좋았겠지만, 자신의 본모습을 지키고 자기 자신을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은 그것과 별개의 문제며, 그는 자신을 억누를 수 없었고, 자신의 모순까지 끌어앉은 채 철저히 자신의 삶을 살았다고. >



 < 하지만 변화는 아이라의 인생 목표였네. 그가 사는 이유, 열심히 사는 이유였지. 모든 것을 의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게 그의 본질이었다네. 그는 항상 영향을 미쳐야 했고, 모든 걸 바꿔야 했지. 그것 때문에 그가 세상에 존재하는 거였어. 그리고 눈앞엔 그가 바꾸고 싶은 게 전부 놓여 있었고.
 하지만 감당할 수 업는 것을 애타게 원하는 순간부터 좌절은 피할 수 없게 된다네. 반드시 무릎을 꿇게 되지. >



 < '넌 진짜 위험한 게 뭔지 모르고, 엉뚱한 데에만 신경쓰고 있어. 널 위협하는 건 제국주의적 자본주의가 아니야. 널 위협하는 건 너의 공식적인 활동이 아니라고. 널 진짜 위협하는 건 너의 사생활이야.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중에서 - 필립 로스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