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애가 하프를 시작하는 건 대개 엄마 때문이야. 엄마들은 아이들이 연주하기에는 하프가 정말 사랑스러운 악기라고 생각하거든. 생긴 것도 예쁘고, 모든 음악이 염병할 정도로 달콤하니까. 그리고 음악에 관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예의바른 사람들을 위해 작은 방에서 예의바르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니까. 기둥에 새겨진 황금 잎사귀, 그걸 보려면 선글라스가 필요해. 정말 정교하지. 그리고 저쪽에 자리를 잡고 항상 자기 존재를 환기시켜. 크기는 더럽게 커서 치워버릴 수도 없어. 그걸 어디에다 치워놓겠니? 항상 그 자리에 버티고 서서 사람을 조종해. 거기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 우리 엄마처럼.” >

 

 

 

< 그녀의 권력은 사람들이 항상 미소 짓고, 고마워하고, 포옹하고, 증오하는 자들의 싸늘한 권력이었다.

하지만 나는 왜 그녀에게 알랑거렸을까? 내겐 연예계 경력 따위도 없었는데. 나는 뭘 얻거나 잃어야 했을까? 내가 가졌던 모든 원칙과 신념과 충성심을 버리기까지는 채 일 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만일 그녀가 자비롭게 사인해주지 않고 파티로 돌아갔다면, 나는 계속 나의 모든 원칙과 신념과 충성심을 유지했을 것이다. 그녀를 무시하기만 하면 됐지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어머니를 위해 사인을 부탁하기 전까지 그녀도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나를 무시했으니까. 우리 어머니는 사인을 수집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어느 누구도 나에게 알랑거리고 거짓말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건 단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일 뿐이었다. 아니, 쉽다기보다 나쁜 짓이었다. 자동적으로 튀어나온 행동이었다. >

 

 

 

< 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한 셈이에요. 아니, 아무것도 안 한 것보다 더 나빠요. 당신의 투표는 차별과 불평등과 린치와 인두세를 계속 유지시킬 사람들한테 정권을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거였어요. 당신이 죽을 때까지, 마르바가 죽을 때까지, 마르바의 아이들이 죽을 때까지 계속될 거라고요. >

 

 

 

< 내 신념은 내 신념이지. 아이라 린골드의 신념이 뭔지 알고 싶으면 나한테 물어보시오. 당신이 내 신념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난 상관 안 해. 이건 내 신념이야. 모든 사람이 내 신념을 싫어한대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

 

 

 

< 과거의 사슬에서 벗어나 미국 시민이 되는 건 개인의 선택이라네. 심지어 반유대주의자를 가까이하는 것도 범죄가 아니야. 그저 개인의 선택이지. 하지만 그런 자에게 맞서지 못하는 것, 그런 자의 폭력을 막아내지 못하는 것, 그런 자의 태도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건 범죄라네. >

 

 

 

< 만일 자네가 미국의 진짜 비유대인 귀족이 되길 원한다면, 느끼든 못 느끼든 유대인을 매우 동정하는 척할 거야. 그게 영리한 방법이지. 지적이고 세련된 귀족이 되는 지름길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차이에 대한 경멸적인 태도를 억지로 극복하거나 극복한 척하는 거라네. 어쩔 수 없다면 속으로는 계속 경멸해도 괜찮아. 하지만 유대인을 편하게,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진짜 귀족에겐 도덕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야. 기분 좋게,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 >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중에서 - 필립 로스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