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야 아이라가 오두막에서 뭘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갔다. 이제야 오두막의 뿌리와 모든 것의 진실, 이브 프레임이 견딜 수 없어한 추함의 미학, 한 인간을 외로운 수도승으로 만들고 장애와 속박을 없애 담대하고 굽히지 않고 결단력 있는 사람으로 만든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오데이의 방이 상징하는 것은 계율이었다. 나에게 아무리 많은 욕망이 있어도 스스로를 이 방 안에 잡아둘 수 있다고 말하는 계율, 결국에는 자신이 형벌을 견딜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어떤 위험에라도 무릅쓸 수 있다. 이 방은 그 형벌의 일부였다. 이 방을 보고 확실한 인상을 받았다. 자유와 계율의 관계, 자유와 고독의 관계, 자유와 형벌의 관계에 대해. 오데이의 방, 즉 그의 감옥은 아이라의 오두막의 영적 본질이었다. >

 

 

 

< 하지만 아이라가 설명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열광적 이념이 어떻게 한 남자에게 평생 갇혀 살아야 하는 가혹한 죄수의 모습을 안겨주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선택의 자유가 전혀 없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는 어떤 것도 선택할 여지가 없다. 자신이 믿는 이념을 위해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차단하는 것,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는다. 부러울 정도로 좁다란 강철 필라멘트 같은 것은 체격만이 아니었다. 그 이데올로기 또한 그런 삶의 날카로운 연장 같았고, 왜가리의 몸통 실루엣처럼 윤곽이 날렵했다. >

 

 

 

< “난 정통파가 아니라서 트로츠키파하고 놀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놀고 난 다음엔 꼭 손을 씻어라. 독이 있는 파충류를 매일 만지는 사람이 있거든. 심지어 해독제를 만들기 위해 그 독을 짜내기도 해. 그런 사람은 물려서 죽는 경우가 거의 없어. 그 파충류가 독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

 

 

 

< 아이라는 결국 부주의하고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으로 끝을 맺었고,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도 건진 것이 없었지만, 오데이는 오로지 진짜를 소유하고, 진짜를 원하고, 진짜가 되었다. >

 

 

 

< 왜 아이라는 구태여 거짓말을 했을까? 왜 내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을까? 난 어쨌든 징크타운에 갔을 텐데, 아니면 가라고 노력하기라도 했을 텐데. 하지만 아이라는 나한테만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는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 만일 모든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항상 거짓말을 한다면, 그건 사실관계를 뒤바꾸기 위해 계획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아무도 즉흥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 이 사람한테 진실을 말하고 저 사람한테 거짓을 말하면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거짓말은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할 때 가능하다. 그것은 그가 거짓말을 하기로 작정했다는 뜻이다. 진실을 말하는 건, 특히나 내게 말하는 건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의 우정이 위험해졌을 뿐 아니라 내가 위험해졌을 테니까. >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중에서 - 필립 로스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