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목을 치는 꿈을 꾸었다.


정맥으로부터 콸콸 치솟는 피처럼


비명을 내어 지르며 잠에서 깼다.


훌륭한 계절에는 모름지기 바빠야한다.


씹다 던져버린 고독의 더미들 사이에는


누군가 남겨놓고 떠난 바랜 사진이 있다.


그 곳에 박제된 시간은 나아갔다 물러났다를


간헐적으로 반복하며 나의 얼굴을 지운다.


무어라 말을 할듯한 어쩌면 뭐라 말했을 듯한


부들거리는 입술이. 어린 짐승의 갸냘픈 목을


쓸어내리는 듯한 그 입술이, 밤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