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덤 속은 얼마나 따뜻할까. 무덤 속으로 들어가 잠들고 싶다. >

 

- < 투견 > 발췌.

 

 

 

< 문득 나는 검은 금붕어를 사랑하기로 한다. 아니, 경멸하기로 한다. 아니, 사랑하기로 한다. 아니, 경멸하기로 한다. 금붕어에 대한 내 감정은 엉클어진 실타래 같다. 에어펌프에서 방울방울 뿜어져나오는 산소 방울만큼이나 무수히 많다. >

 

< 움직임을 절제하는 데 드는 체력 소모는 결코 만만찮다. >

 

< 나는 네 육체가 마음에 들어. 네 육체에서는 절규하는 소리가 들려. 내게는 절규하는 육체가 필요하지. >

 

- < 중세의 시간 > 발췌.

 

 

 

 

 

< “네 엄마는 조수석에만 타면 무섭다고 천천히 천천히 가요, 제발, 하고 내게 말했단다. 네 엄마가 그러는 게 좋았어. 승객들은 모두 빨리 가달라고 나를 재촉하기만 했거든. 그렇게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표정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지. 그런데 네 엄마는 빠른 것을 무서워하더구나. 천천히 가요…… 그 한마디에 내 가슴이 훤히 뚫리더구나. 한적한 교외의 이차선 도로를 내 노란 택시만이 달리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 문제는, 그래, 문제는 좋게만 보이던 네 엄마의 느린 행동과 절룩이는 걸음이 차츰 눈에 거슬리는 것이란다. 느린 것이란, 눈에 오래 들어오는 것만큼 참아내기 힘든 것일까.” >

 

< 어머니는 그렇게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어머니의 몸으로 불러들였다. >

 

 

- < 느림에 대하여 > 발췌.